올해 입학 정원보다 적은 47만6천명… 대학들 미충원 불가피
‘교육’을 시장논리에 맡긴 과오로 생긴 결과… 앞으로가 더 문제

대학가에서는 ‘역대 최악’이라고 말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미충원 사태의 영향으로 대학들이 휘청이고 있다. 대학의 존폐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관측이 입시업계나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매년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유독 올해의 상황이 이전의 어느해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까닭이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대학 입학 인원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4년 43만명, 2040년엔 현재의 절반인 2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측과 달리 실제로 출생 인구가 더 줄어든다면 상황 역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대학 입학자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은 1990년대부터 제기됐다. 1994년 당시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는 2000년 이후 18세 인구가 급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학에 시장 논리를 적용하면서 결국 ‘지방대 미충원’과 ‘교육·재정 여건이 부실한 대학의 양산’이라는 오늘날의 문제로까지 번졌다고 연구소는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만 18세 학령인구’의 감소세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만 18세 학령인구’는 1990년 92만명을 기점으로 1990∼2000년 10년간 9만3천명, 2000∼2010년 10년간 13만2천명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년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8만3천명이나 줄었고, 올해 역시 3만5천여 명의 인원이 적다. 단 2년만에 약 12만명의 인원이 비어버린 셈인데, 올해 대학 수시와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 수가 ‘급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전까지는 대학 입학정원보다 ‘만 18세 학령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미충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올해 ‘만 18세 학령인구’는 47만6천명으로 대학 입학정원인 49만2천명보다 적다. 취업자, 재수 준비생, 군입대자 등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만 18세 학령인구 중에서 실제 대학에 입학하는 인원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 미충원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의 입학정원을 유지할 경우 지방대는 2024년 3곳 중 1곳이 ‘충원율 70%’ 이하가 되고, 2037년에는 84%가 ‘충원율 70%’ 이하가 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소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전체 고등교육 육성 전망과 계획을 가지고 해야 하며, 수도권과 지방대 육성 비율 조정,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그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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