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제원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5년 전 사시존치를 주장하던 사시생 폭행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2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시작부터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를 “개혁 적임자”라며 적극 비호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덕성 논란을 파고들었다.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여야는 증인·참고인 신청과 국민의힘이 전날 진행한 자체 청문회를 놓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국민의힘이 개최한 자체 인사청문회에 대해 “셀프 청문회”라며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법사위에 채택이 동의되지 못한 증인과 참고인을 자체 청문회에 출석시켜, 공천헌금과 사법시험생 폭행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백 의원은 “정식 자리를 놔두고 이미 판단을 내리고 이 자리에 온다면 인사청문가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며 “지금 후보자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격을 논할 정도로 위법 부당하다고 할 건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을 (민주당이) 한 명도 받아주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우리는 국민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자체) 청문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증인·참고인 채택에) 합의해 달라. 동의하면 오후에라도 올 수 있다”며 “상당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2016년 사법시험 존치를 호소하는 고시생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야당은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작년 11월 18일에 아주 예의바르게 ‘손편지를 전달하고 싶은데 정확한 주소를 몰라 편지와 약소하지만 음료수를 맡겨놓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박 후보자에게) 보냈다”며 “겁박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좌진과 통화해 집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등 간절하게 만남을 청했던 이들에게 폭언하고 폭행하고 개인 정보법을 운운하는 것이 박 후보자가 생각하는 약자들에 선 정치냐”라고 따져물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최근 후보자에 대해서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까도 까도 계속 비리가 나온다고 해서 ‘썩은 양파’, ‘비리백화점’이라고 한다”며 “당시 후보자가 준비생들에게 폭언한 사실은 있는지”라고 재차 물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공천헌금을 요구한 측근들의 행위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추궁했다. 유 의원은 김소연 변호사가 전날 국민의힘 진행한 자체 인사청문회에서 출석해 증언한 영상을 틀며 “법사위원이자 판사 출신인 박 후보자가 측근이 공천헌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주의하라고 경고해야 했고, 이와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후보자는 전혀 지시한 적이 없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반면,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이종배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사존모) 대표를 향해 “이분이 고발한 사건이 총 58번”이라며 “최근 후보자가 지명을 받은 이후에도 3번이나 고발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적으로도 한쪽으로 치우신 분 같다”며 박 후보자를 옹호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공천헌금 의혹을 제시한 김소연 변호사를 겨냥해 “이분이 정당활동을 오래하지 않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해 바로 의혹 제기를 하는 것 같다”며 “특별당비가 마치 비례후보를 주는 조건으로 부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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