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6개 농가 한라봉 본격 출하
경북 최북단 영주서도 수확 나서
온난화 대비 시·군 시범사업 결실

신용습(왼쪽)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이 고령의 한 과수농가에서 재배한 한라봉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산 아열대 과일 맛보세요.”

지구 온난화로 경북 시·군 곳곳에서 아열대 과일 재배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과일은 ‘한라봉’과 ‘레드향’, ‘천혜향’, ‘황금향’ 등이다.

아열대 작목인 한라봉은 고령에서 본격 출하되고 있다.

24일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라봉, 레드향 등 유망 아열대작목 재배 시범사업을 시작한 고령지역 10개 농가 중 6개 농가에서 한라봉이 이달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올해의 예상 출하량은 21t 정도로 전량 직거래로 판매된다.

농업기술원은 이번에 출하되는 아열대 작목 품질에 대한 상품성 등 출하성적을 분석해 시범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신용습 경북도농업기술원 원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우리 지역에 적합한 유망아열대 작목 선발과 재배 매뉴얼 등을 개발하고 시범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 최북단인 영주 소백산에서도 아열대 작물인 ‘한라봉’을 수확했다.

24일 영주시에 따르면 소백산 도솔봉 350m 자락에서 기존 시설 하우스를 이용한 만감류 지역적응시험을 통해 재배에 성공한 한라봉을 처음 출하했다.

만감류는 감귤나무 품종과 당귤나무(오렌지) 품종을 교배해서 육성한 감귤류 과일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영주시는 2018년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지역 내 생산 작물 다변화를 위한 실증사업으로 한라봉을 수확했다.

시는 도솔봉 지역이 기후 특성상 한라봉과 레드향 등 만감류 생육조건이 가능해 김명규(75·풍기읍 전구리) 씨 농가에서 기존 시설 하우스(2천㎡)를 활용, 한라봉과 레드향 3년생 묘목을 각각 150그루 심고 실증재배를 했다.

이 결과 지난해 12월에 레드향을 처음 출하하기도 했다.

김 씨는 “오랫동안 시설 화훼 농사를 짓다 소득이 줄어 노동력과 경영비 절감을 위해 대체 작물로 한라봉과 레드향을 재배했는데 올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난방비가 한 달 15만 원 정도로 다른 작물보다 경영비 절감이 가능해 새 소득 창출을 위한 틈새 작물로 충분히 육성 가능하다”고 했다.

영천지역에서 재배한 아열대 과일 ‘레드향’도 처음 출시됐다.

영천시는 2016년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새로운 소득작목을 키우기 위해 만감류 지역 적응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모두 7농가가 2㏊ 규모로 레드향과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등 만감류를 재배하고 있다.

시는 만감류가 다른 아열대 과수보다 시설재배 난방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영천의 지역 장점을 살릴 수 있어 새로운 고소득 품목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천시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품종과 품목을 육성하고 보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 포항과 경주에서도 아열대 작물인 ‘한라봉’과 ‘경주봉’이 잇따라 출하됐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서 아열대작물을 재배하는 한치용씨는 최근 한라봉을 수확했다.

한씨는 2017년 시에서 아열대작물 사업비를 지원받아 한라봉 0.3㏊ 500그루, 바나나 0.2㏊ 400그루를 심었다.

이후 4년이 지나 한라봉이 본격 출하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출하한 한라봉은 평균 중량 330g, 당도 14.5브릭스, 산 함량 0.78%다. 상품 기준인 200g 이상, 12브릭스, 산함량 1.1% 이하를 모두 충족해 고품질로 평가된다.

경주에서 생산되는 ‘경주봉’도 본격 출하됐다.

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대체작목으로 보급한 ‘경주봉’이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앞두고 가정용 ㎏당 8천원, 선물용은 1만원에 출하된다.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경주지역에서 재배되는 ‘경주봉’은 특유의 황금색과 새콤달콤한 맛과 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남부 일부지역에서만 재배되던 감귤류 재배법을 2010년부터 지역농가에 보급해 왔다. 현재 재배농가는 24농가, 7.6㏊ 규모다.

권연남 경주시 농업기술센터소장은 “품질이 좋은 경주봉 재배를 위한 시설개선 및 지원으로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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