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주
‘세자매’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베테랑’ 이후 연기에 대한 고민…
배워나가는 마음으로 해나갈 것”

배우 장윤주. /리틀빅픽처스 제공

톱모델 장윤주는 2015년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에서 그 길쭉하게 뻗은 다리로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며 스크린에 깜짝 데뷔했다.

영화는 천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했고,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의외의 연기와 매력을 선보였던 장윤주 역시 주목받았다. 이후 많은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선뜻 나선작품은 없었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그의 두 번째 영화 ‘세자매’는 길고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작품이다. 그사이에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쉬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으로 만난 장윤주는 “‘베테랑’ 이후 계속 작품이 들어왔지만 내가 계속 연기를 하는 게 맞나, 해도 될까 고민했다”며 “일단 결정을 하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지만, 결정하기까지는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신중함도, 의심도 많다”고 했다.

‘세자매’에서 그는 문제 많은 집 세 자매의 막내로, 슬럼프에 빠져 늘 술에 취해있는 극작가 미옥을 연기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소심한 첫째 희숙 역의 김선영, 부러운 것 없어 보이지만 가식적인 둘째 미연 역의 문소리와 함께했다.

먼저 출연을 결정한 문소리와 김선영이 나서서 장윤주를 적극적으로 꾀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일단 ‘어, 나도 세 자매 막낸데!’ 하는 생각에 끌렸어요. 읽고 나서는 두 번째 작품으로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두 분이 워낙 적극적으로 같이 하자고 얘기해 주셔서 그 고민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고민을 끝낸 장윤주는 자신이 한 말대로 불도저처럼 나섰다. 기존의 커리어와 이미지를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시작이고, 머리를 노랗게 탈색하고, 직접 의상을 구하러 다녔다.

칼국수 먹는 장면을 찍을 때는 제대로 먹기 위해 아침도 굶고 갔지만, 리허설 때부터 진짜로 먹기 시작해 촬영이 반복되며 세 번을 토하고 촬영을 이어갔다.

 

‘세제마’ 포스터.  /리틀빅픽처스 제공
‘세제마’ 포스터. /리틀빅픽처스 제공

프로듀서이기도 한 문소리는 그런 장윤주를 보고 “맨발로 덤비듯 작품에 뛰어들었다”며 “굉장히 유연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대단하다.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거나 김선영 씨와 의논한 다음 테이크를 더 해 갈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놀라움을 여러 번 안겨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장윤주는 고등학생 때 모델로 데뷔해 톱 모델로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방송과 음악, 연기까지 보폭을 넓혀 왔다.

“어릴 때부터 일했는데, 일하는 걸 좋아해요. 내 감각과 실력을 총동원해서 무언가를 표현하고 결과물이 나오는 것들이 즐거워요. 또 사람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더라고요.”

“뭘 하든 자연스럽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는 그의 다음 행보는 다시 영화다.

라미란 주연의 영화 ‘시민 덕희’와 송강호 주연의 ‘1승’에서 조연을 맡았다.

“데뷔작은 ‘베테랑’이지만 ‘세자매’를 통해 연기를 계속해봐도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들어오는 작품을 거절하지 않고 배워나가는 마음으로 해나가고있고요. 아직 배우로서의 저의 장점은 잘 모르겠지만, 어떤 작품을 하든지 미옥을 사랑했던 것처럼 작품 속 캐릭터를 사랑하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