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본다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본다
  • 등록일 2021.01.24 20:05
  • 게재일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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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수필가
윤영대수필가

좋은 의도로 내놓은 의견이나 정책이 예상 밖의 나쁜 결과를 초래할 때 흔히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본다’고 비난을 받는다. 즉 바로 눈앞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에 예상되는 결과를 세심하게 분석하고 검토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그 정책의 수혜자라고 생각되는 국민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 것, 즉 이익을 둘러싼 숨겨진 계산법을 잘 모른 탓이다. 또 자연에 관한 일이라면 그 환경을 끌고 가는 자연의 법칙을 간과한 결과이다. 이러한 근시안적 정책은 결국은 본말이 전도되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러한 예로는 ‘코브라 효과(cobra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인도의 델리에서 숲의 코브라가 많아 주민들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코브라를 잡아 오면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처음에는 줄어들다가 이상하게도 자꾸 보상금을 받아가는 일이 있어 조사해 보니 사육농장이 있었다고 한다. 즉 쉽게 돈을 벌기 위해 키운 것이다. 이에 보상금 제도를 폐지했더니 주민들이 야산에 버려서 다시 코브라가 증식했다는 사실이다.

또 베트남 하노이의 ‘들쥐꼬리 현상금’도 같다. 하수구 들쥐를 박멸하기 위해 쥐꼬리를 가져오면 현상금을 주었는데 하수구의 들쥐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꼬리만 자르고 그냥 방사했다는 것인데 다시 새끼를 낳아 번식해야만 또 꼬리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으로 ‘풍선효과’도 들 수 있겠다. 바람 넣은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방향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풍선을 잘 못 눌러 창피를 당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있다.

중국 마오쩌뚱의 참새 박멸 지시다. 스촨성 방문 때, 참새가 먹는 곡식량이 어마어마하다는 말을 듣고 없애라고 지시하자 국민들이 열심히 잡아 죽였는데 참새가 줄어들자 오히려 그 먹이였던 메뚜기가 창궐하여 들판을 황폐시켜 국민 절반이 굶어 죽었다는 사건이 있다. 또 프랑스 로베스피에르는 혁명 후 국민들이 우유를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우유값을 반값으로 내렸더니 낙농업자들이 생산을 포기하고 소를 도살하여 고기로 팔았다. 사료값도 안된다는 말을 듣고 사료값을 또 내리니 이번에는 풀들을 모두 태워버려 소를 못 키우고 오히려 우유값이 폭등했다는 역사가 있다.

이러한 즉흥적인 정책은 자연과 인간과의 고리와 시장경제를 인식하지 못한 강제적 졸속 행정이다. 숲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숲이 존재하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렇듯 국민의 삶과 자연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것은 좋은 발상이었으나 그 사회를 이루고 있는 인간들의 윤리와 가치관이 해이해지고 사회갈등이 심화된 경우를 많이 보고 듣는다.

우리도 풍선을 잘못 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그럴싸한 말을 바탕으로 택한 취약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제는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몰락으로 저임금, 알바 등의 일자리가 줄었고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 풍선도 스무 번도 더 눌렀지만 오히려 집값을 폭등시켰다.

단순한 인위적인 정책으로 사회의 근본적인 힘을 제재하기는 불가능하다. 나무를 가꾸려면 나무는 물론 그 숲을 유지하고 있는 흙과 물과 바람도 깊이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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