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7시 울릉수협위판장에서 오징어 위판모습
20일 오전 7시 울릉수협위판장에서 오징어 위판모습

울릉도 저동 울릉수협위판장에는 20일 오전 7시20분 밤샘 조업을 마치고 덕용 호(9.77t·선장 겸 선주 정영환)가 입항했다. 이날 덕용 호가 잡은 오징어는 大 13급(1급 20마리), 中 1급 등 모두 14급이다. 겨우 유류대를 했다.

이날 대성호(5.93t·선장 겸 선주 이범식) 13급(大 7급·中 4급·小 2급)을 잡았다. 지난 18일에도 오전 7시 밤샘 조업한 명성 호(9.77t·조해원)가 잡은 오징어는 12급(大 7급·中 3급, 小 2급)이다.

이날 조 씨가 밤새워 올린 소득은 62만 6천 원이다, 선박 운항, 밤새워 밝힌 집어등 유류대 등 경비가 겨우 될까 말까 하다. 이날 세운 호(99.77t)도 13급(大 10급·中 3급), 이레 호(9.77t)는 25급(大 10급·中 13급·小 2급)을 잡았다.

17일에도 해성 호(9.77t)가 17급(大 13급·中 4급), 한창호(9.77t)는 25급(大 15급·中 8급·小 2급)을 잡았다. 울릉도 어선 대부분은 9.77t급이며 중형급이다. 그나마 오징어 가격이 7만 원대를 유지 유류대 정도는 된다.

지난 2일 울릉수협 위판장 오징어 위판 모습
지난 2일 울릉수협 위판장 오징어 위판 모습

하지만, 지난 1일부터 8일까지는 대부분의 어선이 60~80급 많게는 200~300급을 잡았다. 이렇게 오징어가 많이 줄어든 이유는 최근 760여 척의 중국 어선들이 북한 수역에서 그물을 이용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초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중국 어선들이 피항 또는 남하해 북한 수역에서 10~20일 가까이 조업을 하지 못하자 회유성인 오징어가 울릉도 등 동해로 남하 오징어 풍년을 이뤘다.

하지만, 중국어선이 다시 북한 수역으로 진입한 후 울릉도 등 동해안에 오징어가 크게 줄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울릉수협에 위판된 오징어 현황을 보면 1일 68척이 출어 3천992급을 잡아 1억 9천6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날 최고 많이 잡은 어선은 182급이다.

2일에는 68척 출어 4천399급을 잡아 2억 5천800만 원, 최고 298급, 3일 68척 6천352급 2억 6천600만 원, 최고 300급, 4일 66척 6천104급 2억 5천100만 원, 최고 많이 잡은 어선은 291급이다.

20일 어선 한 척이 잡은 오징어
20일 어선 한 척이 잡은 오징어

기상악화 등으로 5~7일은 오징어 위판이 없었고 8일 46척이 조업에 나서 3천776급, 2억 1천700만 원, 최고 221급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중국 어선들의 북한 수역 조업 진행되면서 오징어 위판이 크게 줄었다.

지난 11일, 34척이 출어 1천778급, 9천800만 원, 최고 많이 잡은 어선은 115급(육지 대형어선), 12일, 72척 출어, 2천708급, 1억 5천500만 원 최고 128급(육지 대형어선) 14일, 32척, 595급, 3천700만 원, 최고 127급이었다.

또 15일 11척이 출어 380급, 2천200만 원으로 지난 3일 한 척이 잡은 정도다. 16일, 26척, 1천64급, 6천800만 원, 최고 120급(육지 대형어선), 17일, 75척, 2천164급, 1억 3천200만 원 최고 169급, 18일 55척 1천249급 7천700만 원 최고 168급(육지대형어선)이다.

지난 3일 한 척의 어선이 잡은 오징어
지난 3일 한 척의 어선이 잡은 오징어

대체로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전 5일(10월1일~8일까지 작업일 수 5일)과 이후 5일(11일 이후 작업일 수 5일) 을 비교하면 많이 차이가 난다. 지난 1일부터 5일간 울릉수협에 위판된 오징어는 총 2만 4천623급을 잡아 11억 8천8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대체로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시작한 것으로 예측되는 14~18일까지 5일간은 5천452급, 3억 3천600만 원을 위판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어획량은 4배 이상 감소했고 금액은 4배 가까이 감소했다.

통계는 울릉수협에 위판된 전체 현황이고 실제로 울릉도 어민들의 조업 현황은 더 형편없는 실정이다. 동해 전 지역에 오징어가 집힐 때는 육지 어선들이 자신들의 지역 가까운 해상에서 조업해 각각 소속 항으로 들어가 위판했다.

20일 울릉구협위판장에서 오징어 활복 모습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20일 울릉수협위판장에서 오징어 활복 모습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동해 근해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자 울릉도 근해까지 진출, 울릉수협에 위판하기 때문이다. 대형 어선들은 선원이 많아 그나마 척당 하루 70~100여 급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울릉수협 오징어 위판은 4분 1 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울릉도 어민 및 중매인들에 따르면 "최근 육지 대형어선이 울릉수협에 위판하지 않았다면 오징어 위판량이 10분 1일 정도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은 지난 9월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대부분 피항 또는 남하고 30여 척이 북한 수역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업을 범위가 작아 오징어가 남하하는 길목이 열려 울릉도 등 동해안에서 많이 잡혔다. 하지만, 최근 태풍이 지나간 뒤 북상한 중국어선은 700여 척이며, 현재 760여 척이 북한 수역에서 조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울릉수협위판장 오징어 활복 장면
지난 2일 울릉수협위판장 오징어 할복 장면

이로 인해 남하하던 오징어가 다시 차단되면서 울릉도 인근 해역에 오징어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북한 수역으로 들어간 어선은 2천243척, 운반선 30척이며 이중 남하한 중국어선은 어선 1천483척, 운반선 30척으로 알려졌다.

김해수 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인총연합회장은 “울릉도 근해 오징어가 잡히지 않은 것은 중국어선 때문으로 밝혀졌다”며“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이행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결의안 9항에는 `조업권(fishing rights)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거래 또는 양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조항은 동해와 서해, 북한 수역의 조업권 거래 금지가 포함돼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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