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 어획 작년의 50% 최악 우려
과메기 출하 늦고 가격 오를 전망
생산량 해마다 감소 추세 이어져
청어로 대체 등 대책마련에 고심

고들고들하면서도 쫀득한 식감과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인 ‘겨울철 별미’ 포항과메기가 올해는 조금 늦게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포항의 대표 특산품인 과메기는 평년 10월 중하순께 첫 출하돼 전국으로 유통됐으나, 올해는 꽁치어획량 감소로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포항시와 구룡포과메기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꽁치 어획량이 지난해의 5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어획량이 20%가량 낮았던 터라 올해 꽁치수급이 역대 최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조합은 오는 20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과메기 첫 출하일을 결정할 계획이다.

좌동근 구룡포 과메기협회장은 “북태평양 수온이 올라가며 꽁치 먹이인 크릴새우가 줄었고,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중국어선의 무분별한 어획 탓에 꽁치 수급량이 작년의 50%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꽁치 크기도 지난해 초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년보다 훨씬 작아서 걱정이 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들과 회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올해 첫 과메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꽁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원료값이 상승, 햇과메기 가격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꽁치 10㎏ 1박스는 4만원 수준으로 전년도 3만6천원보다 10% 이상 올랐다. 상품으로 분류되는 큰 사이즈 꽁치 10㎏은 4만3천원까지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꽁치 수급이 어려워지자 과메기 생산량도 매년 줄고 있다. 2018년에 전년(3천213t)보다 20.89% 줄어든 2천542t이 생산된 데 이어 지난해는 17.54% 줄어든 2천95t에 그쳤다. 직접 판매 매출도 2017년부터 562억원, 429억원, 394억원 등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초기에 확보한 꽁치의 크기가 예년보다 작아서 생산된 과메기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면서 판매가 주춤하기도 했다. 어민들은 꽁치 어획량이 매년 줄어들자 ‘원조 과메기’로 알려진 청어 과메기를 생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요즘은 꽁치 과메기의 선호도가 더 높지만, 올해 꽁치 수급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들어 청어를 확보하려는 덕장이 늘고 있다”면서 “장기간 냉동했던 꽁치 등 품질이 떨어지는 원료로 과메기를 생산해 이미지가 실추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구룡포는 2007년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과메기 산업특구로 지정하면서 시장을 확장했다. 한 때 일부 덕장의 위생문제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대부분 덕장이 시설을 현대화하고, 포항시도 모든 덕장을 직접 방문해 철저한 위생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위생점수를 매겨 지원금 차등지원 등의 제도를 도입해 덕장별 자구의 노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 조합 내부적으로 신선도스티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상온에 노출되면 기존 은색 스티커가 노란색으로 변하는 원리로, 포장만 확인해도 쉽게 신선도를 점검할 수 있게 됐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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