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운영하는 해상기상 부이
기상청이 운영하는 해상기상 부이

울릉도 여객선 운항을 결정하는 해상부이 설치를 위해 울릉도 주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유게시판 글을 올리는 등 직접 나섰다.

해상부이를 관리하는 기상청이 아니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건의하는 것은 기상청이 예산이 없어 울릉도 항로에 해상부이를 설치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 울릉도주민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유게시판에 “기상청은 포항-울릉도 항로상에 해양기상부이를 신속히 증설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연이어 글을 올리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기상청의 예산 심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주민들이 해상부이에 목을 매는 이유는 울릉도를 비롯해 도서지역 여객선의 출항 기준은 항로상의 해상부이가 30분마다 제공하는 파고 높이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울릉도~포항을 운항하는 여객선은 해상부이파고 3.0m 이하에 출항이 가능하다. 울릉도~포항 항로에는 포항은 포항시 동북쪽 54km 지점에 해상부이가 설치돼 있지만, 울릉도 항로상 울릉도 부근에는 없다.
 

울릉도 동쪽(독도항로) 19km지점에 위치한 해상기상부이
울릉도 동쪽(독도항로) 19km지점에 위치한 해상기상부이

이에 따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울릉도 해상부이파고 측정을 포항~울릉 항로가 아닌 반대 방향인 울릉도 동쪽(울릉도~독도항로) 19km 지점에 설치된 해상부이파고로 결정한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울릉도 동북쪽 기상이 좋지 않아 항로인 남서쪽 날씨가 멀쩡한데도 여객선이 통제되기 일쑤다. 해상부이 파고 0.1m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통제는 경우가 많아 울릉도 주민들은 해상부이파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부이파고가 3.1m로 측정돼 0.1m 때문에 1천여 명이 포항과 울릉도 터미널에서 8시간을 대기하다가 돌아가는 불편을 겪었다. 겨울철에는 이 같은 일이 부지기수다.

특히 소형여객선이 운항함에 따라 선표를 구하기가 어려워 새벽부터 터미널에 나와 기다릴 때는 10시간은 족히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 주민들은 파도 0.1m가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하다 못해 목숨을 바꿀 수도 있는 문제다. 따라서 포항~울릉도 항로에 울릉도 남서방향 해상부이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울릉도 해상부이는 지난 2011년 12월 기상청이 울릉도~독도항로 처음으로 설치했다. 이 부이는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변경된 운항관리규정에 따라 포항-울릉 항로 등을 운항하는 선박의 통제 부이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객선 출항 기준을 삼는 울릉도 동쪽(독도 방향) 19km 해상에 있는 부이는 동해의 외 해역에 위치, 기상상태가 동해 내 해역보다 나쁜 것을 고려할 때 여객선이 충분히 운항할 수 있는 날씨에도 통제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울릉도 서(강릉)·남(포항)방향에 해상부이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겨울철 동해상의 기상은 북·동쪽은 나빠도 남·서쪽을 잔잔한 경우가 많은데 엉뚱하게도 울릉도 동쪽의 부이파고를 기준으로 여객선이 통제된다.

특히 해상은 육지와 달리 10~20km거리 기상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울릉도 항로 반대 방향 19km지점에 위치한 부이는 여객선 항로와 거리 상으로 볼때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항로상에 해상부이를 설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주민 A씨(55·울릉읍)“울릉도 항로와 아무 상관 없는 동떨어진 장소의 부이파고에 의존해 0.1m 때문에 수백 명의 국민이 8시간을 기다리다가 되돌아가야 하다니 참으로 황당하다.정말 예산이 없어 설치를 못 했다면 황당하다 못해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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