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수협 어제 하루 200t 위판
비수기 기준해 10배 넘는 금액
코로나 시름 어민들 기대 만발
울진 북쪽에 주어군 형성한 듯
영덕·포항·경주서도 출정채비

“올해는 경북 동해안의 오징어 조업이 대풍일 것 같아요”

추석을 앞두고 경북 동해안에서 오징어잡이가 한창이다. 현재 오징어 주어군이 울진군 죽변항 북쪽의 강원도 앞바다에 형성돼 어획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때 이른 오징어 풍어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름하던 동해안 어민들의 가슴이 한껏 부풀어오르고 있다.

22일 후포수협에 따르면 이날 후포수협 오징어 위판량이 약 200t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15억원 가량이다. 이는 비수기 기준 하루 위판금액인 수천∼1억원의 10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경북 동해안의 오징어 최성수기로 알려진 10월 초중순부터 11월 초까지의 하루 위판량보다도 많았다.

후포수협 관계자는 “후포수협 기준으로 오징어 위판금액이 10억을 넘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 더구나 9월 중순에 이처럼 오징어가 많이 들어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성수기가 돼 봐야 알겠지만, 올해는 오징어 풍어가 기대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현재 강원도 앞바다에 형성된 오징어 주어군은 차츰 남하하고 있어 곧 경북동해안 앞바다가 오징어 밭이 될 전망이다. 특히, 22일 기준 영덕 연안의 수온이 19.6℃로, 전년보다 3℃ 정도 낮게 형성되고 있어 오징어 어군이 평년보다 빠르게 남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북 동해안의 윗쪽인 후포에서 희소식이 들려오면서 영덕을 비롯한 포항, 경주 등도 오징어잡이 채비에 한창이다. 규모가 큰 어선과 선단들이 벌써 강원동해안과 경북동해안 위쪽으로 원정어업을 떠난 가운데, 지역 소규모 채낚기어선들도 출정준비를 하고 있다.

구룡포선적 채낚기어선을 운영 중인 선주 김모(74)씨는 “추석을 앞두고 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와서 기대감이 크다”면서 “수년동안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해서 많은 어민들과 선주들이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대풍이 들어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하는 어민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징어는 올해 상반기부터 풍어 조짐을 보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연근해산 오징어 어획량은 4천908t이었다. 이는 5월 어획량보다 4배나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6월과 비교해도 배 이상 늘어난 양이다. 6월 어획된 오징어는 대부분 활어(31%)와 선어(64%)로 위판됐다. 6월 오징어 어획량이 급증하면서 올해 1∼6월 누적어획량도 작년보다 9.7% 증가한 2만 982t을 기록한 바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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