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용상동 아파트 피해주민들
관리사무소에 민원제기 했지만
“공사업체에 가서 따져라” 회피

“차량 출고한 지 채 반년도 안됐는데 차에 페인트가 묻어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파트 도색 발주처인 관리사무소는 ‘왜 여기 와서 따지느냐’며 공사업체에 항의하라고 합니다.”
안동시 용상동의 한 아파트 내·외부 도색 과정에서 자신의 차량에 페인트가 묻어 아파트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한 이모씨(48)의 하소연이다.

지어진 지 25년 된 이 아파트는 지난 7월부터 아파트 내·외부 도색공사를 시작했다. 이후 두 달간 이 씨처럼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쏟아졌고, 현재까지 접수된 차량 오염 민원만 10건에 달한다. 그리고 창문을 비롯해 현관문, 잠금장치 등에도 페인트가 묻었다는 민원도 수십 건이 접수됐다.

이씨는 최근 차량에 묻은 흰 가루가 페인트라는 것을 알았다. 아파트 방송에서 외벽 도색으로 차량을 옮기라고 해 옮겼지만, 결국 페인트가 바람에 날려 이씨의 차량을 훼손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씨는 아파트관리사무소를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다.

이씨에 따르면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아파트관리소장인 A씨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왜 여기 와서 이러느냐, 공사 업체에 가서 따지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씨는 “관리사무소가 공사를 발주한 곳인데 어떤 업체인지도 모르는 곳에 따지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 피해를 본 입주민이 수십 명인데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보험처리로 모두 보상해 줄 건데, 문제 될 것 없다”며 “아파트 내부에서 해결된 것을 왜 밖에서 왈가불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피해 현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지만, 모두 보상이 될 수 있을지는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안다”고 말해 확실한 보상은 불투명한 상태다.
아파트의 한 주민은 “입주자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입주자 대표가 오히려 입주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사업을 발주한 관리사무소 소장 또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 애꿎은 입주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아파트관리소장은 “아무것도 이야기할 것이 없다”면서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일관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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