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
김재욱 지음·한솔수북 펴냄
인문·1만5천원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의 저자 김재욱 씨.

지난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심력이 허락하는 날까지 글을 쓰고 싶다”고 고백한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강사 김재욱 씨가 약속을 지키듯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옛 선현들의 지혜를 어린이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든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한솔수북).

가장 먼저 독자들의 눈길을 잡아채는 건 책의 헤드 카피다. “우리 아이만큼은 잘 자라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욕심으로 진정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진 않은가?”

도발적인 질문에 이어지는 다음 대목도 신선하다. “반듯하고 똑똑하고, 순종하는 아이를 바라기 전에 담대하고 현명하고 품 넓은 부모가 되어 보자.”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며, 어른은 아이가 배우는 또 다른 교과서다.

김재욱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이나 갈등의 순간에 고전에서 얻은 가르침을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삼으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김씨는 “때로는 실수도 하고 아이들과 부딪히기도 하지만 고전의 가르침은 결국 틀리지 않았음을 양육의 과정에서 경험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총명함과 상관없이 더 많이, 더 빨리 공부를 가르치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던 경험담에서는 이덕무의 이야기와 글귀를 소개하며 아이의 상태와 수준을 감안해 가르쳐야 한다고 코치한다.

또, 아이의 공부에 부모가 얼마나 개입하는 것이 옳은가로 부부가 싸운 체험을 들려주면서는 ‘부모 자식 사이에는 책선을 하지 않는다’고 한 맹자의 글을 인용한다.

박세당의 편지와 일화를 보여주면서는 남의 집 부모처럼 자식한테 정성을 다하지 못한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천천히 걸어야 멀리 간다’ ‘자식의 삶은 자식의 것’ ‘뭐가 되려고 애쓰지 말게’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일’ ‘혼자 힘으로 사는 사람은 없다’는 등의 책 속 소제목은 저자가 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압축하고 보여준다.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닌 인성과 사회성을 갖춘 한 명의 인간으로 성장하기까지 아이에겐 시간과 삶의 조언이 필요하다. ‘아이를 크게 키운 고전 한마디’는 이 중 삶의 조언으로 역할 할 수 있을 듯하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드물게도 네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자는 ‘한문학자’답게 고전 속에서 인생의 답을 찾으라고 말한다. 옛 사람이 남긴 새겨들을 말은 2020년 오늘날에도 분명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1972년 경북 봉화군에서 태어난 김재욱 씨는 동국대와 고려대에서 공부했고, 박사 학위 취득 후 여러 대학에서 한문과 글쓰기를 강의해왔다. 삼국지 속 등장인물과 현대 한국의 인물을 비교해서 쓴 ‘삼국지인물전’, 인문교양서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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