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때문에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현재 전국적으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이재민도 6천명 가까이 발생했다. 우면산 사태가 일어난 2011년 이후 최악이다. 이번 장맛비는 지난 6월 24일 발생해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주에도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고돼 있어 2013년 기록한 49일의 최장 장마 기록도 곧 깨질 전망이다.

장마는 대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태평양의 무덥고 습한 공기가 맞부딪혀 생기는 현상이다.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난 장마는 북쪽의 고온과 시베리아지방의 고온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지구온난화 현상이 원인이라 한다. 올여름 북극에서는 우리나라 면적의 20배가 넘는 얼음이 녹았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올해처럼 역대급 장마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는 우리나라 장마기간 평균 강우량 356mm보다 3배나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강원도 철원지방은 1천56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도 300mm가 넘는 비가 단시간에 쏟아졌다.

기상학자들은 아열대기후에 들어선 한반도는 여름철마다 언제든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포항을 비롯 경북 동해안지방은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해마다 폭풍이 동반한 폭우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태풍 미탁으로 경북에서는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영덕은 2018년에 이어 연속 물 피해를 입었다.

장마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일 전남 곡성에서는 마을 뒷산이 무너져 주택 5채와 주민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는 산사태가 유난히 많아 희생도 컸다. 또 이번 장마는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물폭탄을 쏟아 붓는 바람에 저지대를 중심으로 주택침수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하수관거는 시간당 50mm정도를 감당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처럼 단시간 폭우가 쏟아지면 저지대 상습침수지역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상변화에 따른 피해대책도 달라져야 한다. 빗물 저류시설인 하수관거 개체와 대용량 펌프시설 설치 등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