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구 하
닻줄 풀어 시 물결꽃 피우던
칠월 열엿새
앞사람 그림자
출렁출렁 내게 흘러와
일생에 꼭 한번
푸른 물에 장대붓 적시라 한다
낙강 물굽이에
배냇짓하는 붉은 달
둥둥 띄워놓고서
푸른 물에 장대붓을 적시라 한다
시인은 낙강 위에 뜬 달을, 그 푸른 강물 위 붉은 열엿새 달을 시로 풀어내기가 얼마나 지난한가를 토로하고 있다. 그 신비로운 장면을 시로 승화시키기가 어렵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연이든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존재의 비밀 혹은 현상을 포착하고 시로 옮기기란 얼마나 힘든가를 말하며, 이렇게 어려운 시업(詩業)에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펴보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