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인기 플라타너스 상가지역엔 최악 가로수
과거에 인기 플라타너스 상가지역엔 최악 가로수
  • 안찬규기자
  • 등록일 2020.08.02 20:22
  • 게재일 2020.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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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도심 가로수 바꿔야 (상)
오거리~육거리 중심지역 식재
간판가림 등 민원 잇단 제기에
강풍취약·미관손상 등도 단점
가지치기에 매년 억 단위 혈세
주민들 “ 새 수종으로 심어야”

포항 구도심인 오거리∼육거리 도로변에 심어진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수종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오후 무성하게 잎이 자란 플라타너스 가로수에 가린 포항 구도심 지역 상가의 모습.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가로수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녹지다. 그늘을 제공해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대기오염물질 정화, 도시열섬효과 완화 등의 기능을 한다. 왕벚나무나 은행나무 등은 계절별로 다채로운 경관을 제공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특징적인 가로공간을 창출해 그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지역특성이나 거리유형과 맞지 않는 가로수는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각종 민원을 일으킨다. 포항 구도심(오거리∼육거리)에 심어진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가 거리유형과 맞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다. 매년 예산을 들여 가지치기 등 관리를 하고 있으나 간판가림 민원이 잇따르고 있고, 수형이 고르지 않아 미관상도 좋지 않다. 본지는 포항지역 가로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포항 구도심인 오거리∼육거리 도로변에 심어진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수종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거리는 포항중앙상가와 죽도시장을 아우르는 포항의 대표 상업지역이어서 간판가림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가로수 수형이 제각각인 탓에 미관상도 좋지 않고, 가을철 떨어지는 성인 얼굴크기보다 큰 플라타너스 낙엽은 인도와 도로를 너저분하게 만들기 일쑤다.

현재 포항지역은 5만4천15본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왕벚나무가 1만4천375본으로 총 가로수의 26.6%를 차지해 가장 많다. 이어 이팝나무(1만459본) 19.3%, 은행나무(8천342본) 15.5%, 느티나무(5천416본) 10%, 배롱나무(4천823본) 8.9%, 플라타너스(3천342본) 6.2%, 해송(2천140본) 4.0%, 중국단풍(1천400본) 2.6%, 히말라야시다(1천325본) 2.5%, 메타세콰이아 1천206본 2.2% 등이다.

이 중 플라타너스는 중앙로(형산교차로∼오거리∼육거리)에 470본, 포스코대로(형산교차로 오광장) 240본, 용당로·죽도로(남부초교∼구포항역∼오거리∼송도교) 324본 등 시가지와 동해안로(현대제철∼포스코∼냉천교) 531본, 대송로·철강로(단지주유소∼장흥동사거리∼문덕방면) 967본 등 공단지역에 분포한다. 비율로 따지면 시가지 33%(1천111본), 공단지역 67%(2천231본)이다.

플라타너스는 수십년 전만 해도 최고의 가로수로 꼽혔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공기정화능력이 우월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나무다. 이런 장점들로 가로수에 많이 쓰였지만, 봄철 열리는 열매의 털이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고, 뿌리가 주변 시멘트나 아스팔트, 보도블록을 망가뜨리는 단점이 두드러지면서 2000년대 이후로는 거의 심지 않고 있다. 특히, 뿌리가 깊게 자라지 않아 태풍 등 강풍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실제로 2002년∼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루사, 매미 때 피해가 커서 상당수가 제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포항 오거리∼육거리는 수종개선이 더욱 필요한 지역이다. 현재 전신주 높이만큼 자란 플라타너스 가지가 전선을 감싸고 있어서, 강풍 피해로 나무가 전도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지역 상인들의 간판가림 민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고, 외지인의 교통량이 많은 곳이어서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려면 좀 더 수려한 수형의 가로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육거리 인근의 한 상가 관계자는 “간판가림이 가장 큰 불만이지만, 수형이 고르지 않고 전선과 얽혀있는 플라타너스가 줄지어 있는 모습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플라타너스 수종변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포항시는 매년 관련 민원을 넣어도 뒷짐을 지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올해 산림청이 발표한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에는 ‘상업가로에는 간판가림을 최소화 하도록 지하고가 높고 수관폭이 작은 수종을 심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은행나무와 이팝나무, 칠엽수, 층층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플라타너스는 이 같은 조건과 정 반대다. 수형이 타원형이고, 수관체적이 가로수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나무가 가진 특성상 철강공단에는 매우 적합한 수종이지만, 상업지역이나 주택지역 가로수로는 맞지 않다는 뜻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터라 유지비용은 크다. 간판가림 민원과 웃자라는 나무를 관리하려고 매년 1억5천만원을 투입해 가지치기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나무의 성장은 걷잡을 수 없는 실정이어서 혈세가 낭비되는 셈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타파와 미탁 등의 강풍으로 포항을 비롯한 영덕, 울진 등에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 피해가 있었고, 큰 플라타너스 잎이 하수구를 막아 침수피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면서 “포항시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구도심을 비롯한 시가지 가로수의 수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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