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첫 쇳물 쏟아내며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 타이틀
세계 5위 철강대국 견인차
신예화·대형화 고로들 사이
생산 효율성 한계 도달
포스코, 내년 폐쇄하기로 결정

1973년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출선에 성공한 뒤 박태준 당시 포스코 회장과 직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포스코 제공

국내 최장수 용광로인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내년 폐쇄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고로를 오는 2021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포항제철소 1고로는 1973년 6월 9일 우리나라 최초로 쇳물을 쏟아내며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설비다. 포항 1고로가 ‘산업의 쌀’인 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철강 대국으로 거듭났다.

1천℃가 넘는 고온을 견뎌야 하는 고로는 대체로 수명이 15년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항 1고로는 여러 차례 보수 작업을 거치면서 수명을 연장해왔다. 1993년 마지막 개수(改修)를 완료했다. 이후 27년 동안 큰 사고 없이 꾸준히 가동을 이어왔다.

그동안 포항 1고로 2017년에도 한차례 폐쇄가 검토된 적도 있었다. 효율성에 한계가 도달했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하지만 당시에는 포항 1고로가 가진 상징성과 당장 고로를 폐쇄할 경우 다른 고로에 부하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무산됐다.

그사이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5고로의 용량을 연산 300만t에서 500만t으로 늘리고 포항3고로 대형화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기존 고로 대형화 작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광양 3고로도 2차 개수를 통해 초대형 스마트·친환경 고로로 탈바꿈시켰다. 4천600㎥에서 5천500㎥로 규모가 커져 생산성이 25% 향상돼 연간 460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포항 1고로는 연간 130만t가량의 쇳물을 생산한다. 대형고로의 3분의 1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고로여서 원가경쟁력이 낮았다. 신예화하고 대형화한 고로들 사이에서 오래되고 규모가 작은 포항 1고로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어진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1고로는 국내 철강 역사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 광양 3고로 등 새로운 고로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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