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입장문조차 발표 않은채 무대응
“여자 컬링팀 ‘팀킴’사태 겪고도 폐단 여전하나” 비난 목소리 커져

경상북도체육회(회장 김하영)가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생 2주가 지나고 있지만, 흔한 입장문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다.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던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가족에게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짧은 문자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경주시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수 2명은 최근 기소의견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송치됐다. 경주시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감독을 직무정지했다. 대한체육회는 성명서를 통해 “선수의 고통을 돌보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북도체육회는 조용하다.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상위단체는 경북도체육회로,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경북도체육회는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표명이 없다. ‘한지붕 두가족’인 경북도가 보인 반응과 온도차이가 심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6일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스포츠인권 침해 조사단’을 꾸려 인권침해 긴급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비난은 경북도체육회로 향하고 있다.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일선체육회부터 경북도,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 또는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경북도체육회의 대응은 방관을 넘어 무시에 가깝다.

특히,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 국가대표 여자 컬링팀, ‘팀킴’사태를 겪으면서도 경북 체육계에 각종 폐단이 여전하다며 체육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의 한 체육계 인사는 “경북도체육회는 지금 눈치만 보고 있다. 책임소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회의만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문체부나 경북도가 앞장서서 감사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이러면 경북도체육회는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체육중학교와 경북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최 선수는 지난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에서 활동하다 올 초 부산시청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