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전세계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로 난리법석이다.

가족행사에 참석차 급히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그 넓은 주차장에 차가 거의 보이지 않고 공항은 완전히 유령공항처럼 변해있었다. 98% 승객이 사라졌다고 하며 일일 탑승객이 작년의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공항에서는 두 번이나 발열체크를 하고 철저한 방역을 했다. 항공사가 운영하는 라운지도 뷔페식사를 모두 없애고 간단한 음료수만 제공하고 있었다. 철저한 방역이 힘들지만 안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기는 좌석의 1/3 정도인 100명 정도의 승객이 있었다. 항공기 안에서 되도록 떨어져 앉고 모든 탑승객과 승무원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어떤 승객은 바이러스 검사원처럼 전신에 보호복을 입고 이중삼중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애틀랜타 공항에 내리니까 상황이 바뀌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입국수속도 전과 같았고 특별한 발열체크도 없었다. 입국자의 자가 격리도 각자가 알아서 하는 시스템으로 보였다.

이 두 나라의 코로나에 대처하는 시스템의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결국, 미국은 오늘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5만2천명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미국의 누적 코로나 확진자 수는 이날 현재 250만을 넘었고 사망자는 12만이 넘었다. 최근 며칠 동안 미국의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계속해서 4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일일 확진자가 50명 안팎의 수준이고 총 확진자 1만2천여명, 사망자가 280명 수준이다. 미국 인구가 3억3천만, 한국인구 5천만으로 보고 크게 잡아도 미국이 7배 정도로 인구가 많다. 하지만 일일 확진자는 1천배, 총 확진자는 200배, 사망자는 400배 정도이다. 확진자 대비 사망률도 미국은 5%, 한국은 2% 정도이다.

미국에 오니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듯하다. 공항이나 호텔의 종업원들은 마스크를 쓰지만 일반인들은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백신 초기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포스텍 성영철 교수가 이끄는 제약회사 제넥신은 터키 제약사와 백신 ‘GX-19’를 공동 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재 국내에서 GX-19의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 치료제와 백신개발이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에서 한국 미국 두 나라 시스템의 차이가 흥미롭다.

아마도 총기를 자유화 하는 미국과 총기를 규제하는 한국의 차이일 수도 있다. 희생을 무릅쓰고도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시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화적 철학적 차이일 지도 모른다.

생각에 따라서는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한국이 지금 이 코로나 상황에선 훨씬 더 선진국의 반열에 들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예방 말고 정치와 교육, 사회 이런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가 미국을 앞서는 선진국이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