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속 대장균 ‘햄버거병’ 유발 10세미만 어린이 날음식 피해야
육류 속 대장균 ‘햄버거병’ 유발 10세미만 어린이 날음식 피해야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0.06.30 20:03
  • 게재일 2020.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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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육회 종류는 피하고
소고기 충분히 익혀서 섭취
칼·도마 등 주방기구는 청결히
오염 의심되는 음식을 먹고
설사와 같은 장염 증상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 찾아야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원인균은 장출혈성대장균이다. 식중독 증상을 보인 원아 100여명 중에 대변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되면 심한 경련성 복통이나 구토, 미열,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배변에 피가 섞인 혈변을 보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100명 이상의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환자가 발생한다. 발병 또는 유행 시 24시간 내에 신고해야 하는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주로 덜 익힌 고기나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되면 보통 1∼2주가량 증상이 지속되다가 호전된다. 하지만 5세 미만 어린이에게서는 일명 ‘햄버거병’이라고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이어지면 병세는 급격히 나빠진다. 장출혈성대장균이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손상된 적혈구가 콩팥에 찌꺼기처럼 끼면 콩팥 기능까지 손상된다. 콩팥 기능 손상이 심하면 투석 치료가 필요한데, 전체 환자의 5%가량이 손상된 콩팥이 회복되지 않아 평생 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8일 오후 6시 기준 안산 유치원생 14명과 형제 2명까지 포함해 총 16명의 환아에게서 햄버거병 의심증상이 나타났으며, 이 중 4명이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햄버거병’을 예방하려면 10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가급적 날음식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회와 육회 종류는 피하고, 구워 먹을 때도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장출혈성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진다. 끓이지 않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식수를 마시게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과거에 덜 익힌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이 집단 발병하면서 햄버거병이라고 불리지만, 햄버거뿐만 아니라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나 과일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011년 독일에서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채소가 원인이 돼 대규모 감염이 생겨 3천816명의 장염 환자 중 845명에게서 용혈성요독증후군이 진행돼 54명이 숨졌다. 2012년 일본에서는 배추절임을 먹고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대체요법’(신장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치료)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환자 대부분은 회복된다. 문제는 국내에 소아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석할 정도로 급성으로 심하게 신장이 손상된 어린이는 초기에 회복하더라도 일부가 다시 나빠져 만성 신장 질환을 앓을 수 있다. 급성 신장손상 어린이는 회복되더라도 수년 이상 장기적으로 소아신장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오염이 의심되는 음식을 먹고 설사와 같은 장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조리도구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며 “소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고 만약 설사 등 증상이 있으면 음식을 손수 조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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