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정전협정 보름 앞두고
화살머리 고지 전투서 전사
2000년 유해 발굴 후 지난해서야
아들 김대락씨 신원 확인해
대구 앞산 충혼탑서 귀환행사

3일 오전 대구시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는 6·25 전쟁 당시 화살머리고지에서 산화한 고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가 열렸다. /국가보훈처 제공

67년의 기다림 끝에 호국의 영웅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가보훈처는 3일 오전 대구시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 6·25 전쟁 당시 화살머리고지에서 산화한 고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귀환행사에는 유가족 30명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권영진 대구시장, 군 관계자 및 6·25참전유공자회 등 6개 보훈단체가 참석했다.

귀환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 전달 △참전과정과 유해발굴 경과에 대한 설명 △호국영웅 귀환패와 전사자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함’ 전달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고 김진구 하사는 1928년 2월 20일 경북 영일군 송라면 대전리에서 4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21세에 결혼해 슬하에 1남을 두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24세의 나이로 아내와 3살 아들을 남겨두고 군에 입대했다. 김 하사는 국군 제2사단 31연대에 배속돼 치열한 전투에 참전하다가 정전협정 체결 보름여를 앞두고 1953년 7월 13일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후 긴 세월이 흘러 지난 2000년 4월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비무장지대 내 최초의 유해발굴 장소인 화살머리고지에서 7명의 전사자를 찾았고, 지난해 11월 고 김 하사의 아들 김대락(69) 씨는 고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대락 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전사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셨고, 유해가 없어 무덤이 없으니 내가 죽으면 선산에 뿌려달라며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시며 사셨다”면서 “신원확인이 됐다고 하니 매우 반갑기도 했지만, 지난 세월이 떠올라 슬프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2000년 4월부터 시작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통해 모두 142명의 신원을 밝혔고, 화살머리고지 신원확인 전사자는 고 박재권·남궁 선·김기봉 이등중사를 비롯해 고 정영인 하사, 고 임병호 일등중사, 고 서영석 이등중사, 고 김진구 하사 등 7명으로 확인됐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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