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연일부조장터’ 사진 최초 공개
1910년대 ‘연일부조장터’ 사진 최초 공개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0.05.25 20:18
  • 게재일 2020.0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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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억찬 포항 영일중 교사
포항 역사·문화 수집 중 발견
형산·제산 사이의 윗부조장터
부조나루 등 규모·구조 등 파악

1910년대의 포항 연일부조장터 모습.  /하억찬 교사 제공
1910년대의 포항 연일부조장터 모습. /하억찬 교사 제공

1890년대에 번성했던 포항 연일부조장터 사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조선시대 물류교류 중심이자 3대 보부상시장으로 불리던 연일부조장터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이 사진의 공개가 의미를 더한다. 평소 포항의 역사와 형산강주변의 문화에 관심을 가진 하억찬 교사(포항 영일중)는 25일 해당 사진을 본지에 공개했다.

하 교사는 중앙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 생산한 유리건판 사진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파일을 조사하던 중 ‘경북 영일군 부조 형산강 풍경’이란 제목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어 사진을 세밀하게 살피던 중 사진 아랫부분 오른쪽에 윗 부조장터의 모습과 왼쪽(제산)에 나룻배를 타고 있는 주민의 모습을 확인하게 됐다.
 

이 사진을 촬영한 도리이 류조(1870∼1953)는 일본의 고고·인류·민속학자로서 한일병합 후 ‘조선총독부 촉탁의 학술조사사업’에 참여해 조선인에 대한 체질인류학·민속학·고고학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조사한 인물이다.

그는 1914년 겨울 제3회 사료조사기간(1913년 12월∼1914년 3월) 중 포항지역을 방문해 석기시대 유적, 고건축, 고분과 조선인 생체 측정 등의 조사에 임하고 그것을 유리건판으로 촬영했다.

이번 사진의 발견으로 부조장의 규모와 구조를 파악함은 물론 시장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게 됐을 뿐아니라, 형산강 주변의 나루터의 위치와 그 운영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경상도읍지(1832)에 의하면 연일부조장은 조선말기까지 윗 부조장과 아랫 부조장 두 곳의 장시가 개설됐는데 윗 부조장(현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은 선박접안이 불편해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아랫 부조장(현 연일읍 중명리)은 전국의 이름난 시장으로 약 150년간 융성했다.

함경도의 명태, 강원도의 오징어, 포항의 청어 등을 내륙으로 팔고 전라·경상도의 농산물을 교역하는 상거래의 중요한 요지였다. 형산강 유역에 수많은 황포돗대와 객주, 여각은 물론 창고업, 위탁판매업, 숙박업이 번성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교통의 요충지였고 이러한 명성은 오늘날에 이르러 경북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해안지역과 내륙지역을 연결했던 부조장은 육로교통의 발달로 점점 위축돼 자취를 감췄으나, 시는 지난 2008년부터 부조장터를 조선후기 보부상을 비롯한 상업발달과 재래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재로 되살리기 위해 ‘연일부조장터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하억찬 교사는 “사진 속의 형산과 제산, 그리고 형산강의 하구의 모습은 현재와 거의 변화가 없고 제산을 둘러서 신작로가 1910년대 건설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사진을 통해 형산강 주변의 환경을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며 앞으로 포항과 관련된 많은 자료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산과 제산 사이의 형산강 어귀에 위치한 부조장은 1890년대에 번성했다. 그러나 사진이나 문헌의 부족으로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1910년대 부조장과 관련된 사진의 발견으로 그 당시 시장의 모습과 강을 이용한 상업 활동을 복원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포항 연일 부조장터 문화축제 운영위원을 역임한 김홍열(현 연일읍 방위협의회회장)씨는 “지금까지 연일부조장터축제가 외형적으로 충분히 성장했으며 앞으로는 학술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더 성숙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번 부조장의 사진은 부조장터축제의 고증이나 복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형산 주변의 도로확장 공사로 부조장터가 도로속에 매몰되는 상황에서 사진 속의 정확한 부조장과 부조나루의 위치를 파악해 표지석을 설치하면 좋겠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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