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세계 기후위기에 응답
16일 ‘찬미받으소서 주간’ 시작
명동대성당서 기념 미사 봉헌
‘기후위기 선포 거리 행진’ 계획
신자들 성찰 돕는 도서 발행도

한국천주교 ‘찬미받으소서’ 주간 홍보 포스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천주교, 기후 위기에 응답하다’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주간’(이하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지낸다. 한국 교회에서도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맞아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천주교주교단은 주간 첫날인 16일 오후 7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15명의 주교가 공동집전한다. 주례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강론은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맡는다. 미사에 참석할 신자들은 명동대성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지침에 따라야 하며, 250명 내외의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와 가톨릭기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명동 일대를 순회하는 ‘기후위기 선포 거리행진’을 한다. 정부에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를 촉구하고, 시민들에게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신자와 시민이라면 누구나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거리행진은 명동대성당에서 출발해 서울중앙우체국, 명동역을 거쳐 명동대성당으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찬미받으소서 주간 마지막 날인 24일 낮 12시에 신자들은 피조물 보호를 위해 기도한다.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공동 기도문을 토대로 신자 개개인의 삶의 자리에서 기도를 바친다. 지구상의 모든 신자가 각자 지역 시간으로 24일 정오에 함께 이 기도를 바침으로써 생태환경 보존을 위한 연대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에앞서 지난 8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기후위기 성명서를 발표하고, 모든 그리스도인과 시민들, 대한민국 정부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 주교단은 ‘기후위기, 지금 당장 나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사회적 사랑으로 지구 생태계 위기를 대처하자”면서 “검약과 희생을 통한 사랑의 실천으로 생활 양식 전환에 적극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주교단은 또 모든 시민에게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채택하고, 재생 에너지 확대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맞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한국 교회의 생태 영성 실천을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비춰 성찰하도록 돕는 강론 자료집을 지난 7일 발표했다. 자료집은 생태환경위원회 위원단 사제들이 작성한 9일(16∼24일)간의 강론으로 구성됐으며, 강론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찬미받으소서’ 본문(항 번호)이 첨부됐다.

가톨릭 생태 영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도와줄 책 ‘우리 어머니인 지구’ ‘사랑하는 아마존’ 등도 주교회의에서 지난달 29일 발행됐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2015년 5월 24일 인준돼, 같은 해 6월 18일 반포됐다. 이에 5월 16~24일인 ‘찬미받으소서 주간’은 ‘찬미받으소서’ 회칙을 인준한 날을 교회가 공적으로 기념하는 동시에 생태 위기에 응답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제정됐다. ‘찬미받으소서’회칙은 6장 246항으로, 성경과 신학,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각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생태위기가 자연환경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모두와 관련된 것임을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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