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양화가 황정아
12일~내달 6일까지 연지길 회원전
회원 20명 참여… 10년째 이끌어
정물·어반스케치·수채화 등 전시

서양화가 황정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연지로에 들어서면 연지길화실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봄이 되면 솔체, 솔잎도라지, 차이브, 데이지, 양귀비, 백합, 매발톱, 디기달리스, 허브 등등 화실 안주인 황정아 작가를 닮은 꽃들이 화실 마당에 가득이다.

황정아 작가의 꿈은 마당에 꽃을 키우고 사람들과 멋진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2010년 처음 화실을 열었고 지금은 그 꿈대로 살아가고 있다. 두건, 앞치마, 꽃, 바구니…. 아름다운 것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황정아 작가를 5일 그의 화실에서 만났다.

-데뷔한지는 얼마나 됐나.

△30년 정도 됐다. 처음엔 교수님 영향으로 인물 누드를 했다. 오랜 인물 작업으로 인해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키워졌고 이후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며 시대성을 반영한 그림들도 손을 댔었다.

-5월에 연지길 회원전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5월 12일 ∼ 6월 6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10번째 회원전을 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림과 더불어 행복한 장소를 만드는 곳이 바로 연지길화실이다. 그곳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는 분들과 함께 전시를 시작한 것이 올해 10번째를 맞이한다.

-연지길 회원전은 몇 명 정도 참여하는지, 어떤 그림이 전시되는지.

△20명 정도의 연지길 화실 회원들이 참여하고 그 분들이 각자 자신의 그림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다. 정물, 어반스케치, 수채화, 크릴화, 소묘 등 다양하다. 10호 이내의 작품으로 한 사람이 1점을 내니 작품은 모두 20점 정도가 된다.

-연지길 화실 회원들과 함께 한 시간이 10년이 넘은 걸로 알고 있다. 상생하는 관계라고 보인다.

△그렇다. 예전에는 남의 시선에 따라 그림을 그렸다면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걸 그린다. 꽃과 여인. 그 사이에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작업을 했다. 다양한 소재로 폭넓게 그림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일반인들과 함께하며 고정되지 않은 다채로운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황정아作
황정아作

-황정아 작가 작업의 원천은 무엇인가.

△어쩌면 나의 모든 바탕은 어머니라고 해도 무방하다. 살아계신 내내 늘 한복을 멋스럽게 입고 계셨다. 토방 밑까지 꽃밭을 만들어 놓으셨던 아름다운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서양화가이지만 어머님의 한국적 이미지가 늘 내 작품에 스며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화선지에 스미는 먹이 참 좋다.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가.

△현재 경주시 강동면 오금리에 야생화일기라는 카페에서 상설전시를 하고 있다. 주변의 야생화와 콘셉트가 잘 맞다. 그리고 내년 개인전을 위해 작품을 구상 중이다. 내 모든 작품에는 구상과 반구상 혹은 추상과 구상이 공존한다. 그래서 작품에서 신비로움을 느낀다,라는 이야길 자주 듣는다.

지나가는 이들의 옷 패턴 하나에서도 작품을 구상한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아름다운 것들은 놓치지 않고 내 작품 속으로 끌어오려고 한다. 그런 시도 속에서 의도치 않은 게 나올 때가 있다. 그때 희열을 느낀다. 붓을 들고 있는 그 어느 시간까지는 늘 이런 희열 속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며 살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황정아 작가는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초대개인전 및 개인전 8회, 국내외 아트페어 및 호텔아트페어 13회, 단체전 100여 회에 참여했다. 한국미술협회, 아르인, 더프리즘, 인물작가회P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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