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식포항침례교회담임목사
조근식포항침례교회담임목사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기갑부대를 지휘해 여러 차례 큰 승리를 거둬 ‘사막의 여우’란 별명을 얻은 에르빈 롬멜(1891∼1944) 장군이 있었습니다.

롬멜은 2차 세계대전 역사상 매우 특이한 존재였습니다. 독일군 장교였지만 연합국 장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나토 총사령관을 지낸 웨슬리 클라크 대장은 훗날 “외국 장군 중에서 롬멜 원수만큼 존경심을 불러일으킨 장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관학교를 거쳐 1912년 소위로 임관한 롬멜은 1차대전 전공으로 프로이센 군 최고훈장인 ‘푸르 르 메리트(Pour le Merite)’ 훈장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위로 진급한 뒤 34년 고슬라 주둔 당시 에른스트 룀 쿠데타 사건을 계기로 히틀러를 만나 충성을 맹세한 뒤 승승장구 해 40년 중장으로, 42년 6월 독일군 최연소 원수 계급장을 달았습니다.

롬멜 장군은 44년 6월 1일 독일 군대에게 프랑스 서부해안의 경계를 한층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연합군에게 프랑스 상륙을 허용하게 된다면 독일군이 한층 불리해지리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상이 좋지 않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가 프랑스 서부해안을 덮고 있었습니다. 기상 상황을 본 롬멜 장군은 안개가 낀 며칠 동안은 아무 일도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러 가도 되겠다고 판단해 6일 날 비행기를 타고 베를린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나 롬멜 장군이 안심하고 자리를 비운 다음 날 연합군의 대대적인 상륙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역사는 그날을 가리켜서 ‘디데이(D-day)’라고 부릅니다. 연합군이 독일을 패배시키고 세계대전을 결정적인 승리의 자리로 바꿨던 날, 결정적인 승리가 확보된 날을 ‘디데이’라고 합니다. 물론 디데이로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연합군이 프랑스에 상륙한 뒤에도 독일은 최후의 저항을 계속했지만, 마침내 독일이 패배하고 연합군이 최후의 승리를 합니다. 이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날은 ‘디데이’라고 하지 않고 ‘브이데이(V-day)’라고 합니다. 바로 승리의 날인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불편함과 수고로움이 많았습니까? 그러나 시작은 너무나 참혹한 현실 앞에 모든 국민들이 다 환자 아닌 환자 같은 심정으로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머물러야할 작은 공간에서 각자 맡은 희생의 값을 치러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우리에게도 ‘디데이(D-day)’가 왔고 이제 ‘브이데이(V-day)’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함께 힘을 보태어 그동안 희생의 값으로 경제 회생의 ‘브이데이(V-day)’를 이루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