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면역력 높이는 수면규칙
짧게 잘수록 면역 세포 기능 약화
7시간 내외 수면시간 유지하고
밤늦게까지 휴대폰 사용 금물
적절한 습도·온도 유지하는 것도
수면의 질 높이는 방법 중 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가 면역력 강화에 주목한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예방 백신이나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증을 스스로 이겨내고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잠을 잘 자는 것이다. 흔히 잠이 보약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수면과 면역력은 깊은 연관이 있다.

잠이 부족하면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NK세포와 T세포 수가 감소한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화돼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도를 높인다. 인플루엔자A, A형 간염 백신 후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은 사람은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잠을 못 자면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병 발병률은 최대 4배까지 높아지고, 특히 50대 이후에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 치매 위험률이 3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면역력 강화뿐만 아니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데 수면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잠이 부족한 아이에게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이 6세 아동 799명을 12세가 될 때까지 조사 분석한 결과 수면 시간이 가장 짧은 아이들이 나중에 ADHD,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헬스데이뉴스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잠도 노력하지 않으면 망가진다. 대한수면학회가 제안한 건강한 수면 규칙에 따르면 하루 7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 시간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체 항상성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특히 하루에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면역기능에 치명적이다. 5시간 이상을 자고 못 자느냐에 따라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NK세포와 T세포의 활성화가 달라진다. 정상적으로 우리 몸의 세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 면역세포를 높여야 한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앞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수면 연구를 실시했던 노르웨이 연구팀 역시 건전한 수면습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찍 자든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든 7시간 내외의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깨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한 수면과 더불어 면역기능을 약화하는 것은 불규칙한 생활이다. 출근이나 등교를 이유로 주중에 일찍 일어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주말에 몰아서 오래 자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우리 몸에서 ‘사회적 시차’가 발생해 마치 당일치기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무리가 갈 수 있다.

TV나 유튜브와 같은 방송을 틀어놓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잠드는 행동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잠을 오래 자도 수면의 질이 낮아져 면역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밤늦게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숙면을 방해한다.

잠자리에 누워서는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가 높아진 상황에서, 밤에 침대에 누워 여러 가지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레스받거나 불안하면 잠에 들기 어렵다. 반대로 밤에 잠을 못 자면,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커진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충분한 잠을 자면, 낮 동안의 스트레스가 뇌에서 지워지고 정상적인 뇌 활동을 통해 불안이 진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 쾌적한 침실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잠을 잘 자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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