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확진 대실요양병원 바로 위층 제이미주병원 62명 확진
같은 엘리베이터 사용…병원 종사자 먼저 검사, 환자는 뒤늦게 검사
환자 보호자 "두 병원 사실상 연결돼"…사전 우려 무시돼

대실요양병원과 제이미주병원이 입주한 건물.
대실요양병원과 제이미주병원이 입주한 건물.

 

 

환자와 종사자 등 6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제이미주병원 집단감염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의료계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이 병원은 정신과 치료 전문병원이다.

최근까지 9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2층인 이 건물 3∼7층이 요양병원, 8∼11층이 제이미주병원이다.

지하에는 장례식장이 있고 1층에는 약국, 동물병원 등이 입주해 있다.

병원이 들어선 건물 양옆에는 고층 빌딩이 에워싸듯 서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일 대실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7명이 무더기로 나왔을 때부터 감염 확산 우려가 나왔다.

두 병원은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해 왔다.

지난 20일 대실요양병원서 대규모로 확진자가 나오자 건물을 집중 방역하고 엘리베이터 사용도 일부 제한했으나 이미 때를 놓쳤다.

당시 제이미주병원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환자 보호자 A씨는 "70대 노모가 1년 반 넘게 병원에 계신 데 대실요양병원과 엘리베이터로 사실상 연결돼 있다"며 걱정했다.

병원 직원 B씨는 "병원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3개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별 구분 없이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관할 달성군 보건소는 최근 해당 2개 병원에 "엘리베이터를 따로 사용해 달라"고 뒤늦게 협조 요청을 했다.

보건당국은 대실요양병원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1일부터 제이미주병원 종사자 72명을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병원 종사자만 먼저 진단검사를 하고, 환자들은 유증상자가 나올 때까지 검사하지 않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당국은 병원 종사자 72명이 음성으로 나온 사흘 뒤인 지난 25일 유증상자 3명을 확인했다.

이 중 1명이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27일에는 환자 60명, 종사자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한층 바로 아래 대실요양병원에서 이미 확진자가 많이 나온 뒤여서 보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신병원에서 또다시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보건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대구지역 요양병원, 사회복지생활시설 등에서는 지난 18일 이후 지금까지 매일 5명 안팎에서 많을 때는 80명 넘게 새로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조리원 1명이 확진된 달서구 위드병원 전체 환자(168명)에 대해서는 지난 26일 진단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등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이 있어 당분간 추가 확진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추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철저히 대비해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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