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출 자제 분위기
승객 없어 사납금 맞추기 어려워
영천·영주 택시 절반 운행 중단
택시업계 등 타격… 생계 위협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 기피현상이 늘어나면서 손님을 기다리는 영업용 택시의 줄도 길어지고 있다. 손님 한 명을 태우는데 2시간이상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영업용 택시기사들의 생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영천·영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북지역 택시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운송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시간 넘게 승객을 태우지 못하는 경우가 일쑤다.

사납금을 맞추지 못해 운행을 중단한 택시는 50~60%나 된다.

수입은 고사하고 한 평짜리 차 안에서 13시간 이상 운행하는 것도 부담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있으면 위험하다기에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고 싶지만 손님들이 싫어해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된 19일 오전 영천지역의 버스터미널과 영천역, 택시 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가득했으나, 이용객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간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데다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고 있어서였다.

이러다보니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50%이상 감소했다.

택시기사들은 “회사 측에서 8만4천원에서 6만원으로 사납금을 내려도 매일 사납금 맞추기도 어렵지만 가스 값을 못 버는 날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회사에서 일일 차량 방역을 하고 있고, 기사들도 승객이 내리면 수시로 소독해도 승객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 한 법인 택시회사는 50여대 택시 중 30대 가량만 운행하고 있다. 나머지 20여대는 운행을 중단했다.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영주시도 영천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일 오전 평소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어야 할 영주역 앞 택시 승강장은 한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법인 및 개인택시 감차와 승객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였다. 지역 택시업계에 따르면 평소 개인택시 345대와 법인택시 4개회사의 155대 등 모두 500대의 택시가 운행을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법인택시 60%, 개인택시 20%가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법인택시를 운행 중인 K(59)씨는 “요즘 하루 승객은 20~30명에 불과하고 수입은 7만원~7만5천원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60%이상 승객과 수입이 줄었다”고 했다. 이어 “법인택시 기사들은 휴직을 하거나 퇴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들려줬다.

법인택시 한 관계자는 “운행을 중단하는 택시가 60%가 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회사운영에 큰 어려움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경북지역 택시기사들은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쳐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모든 시민들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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