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성일 기릴 경북 대표 영화산업관광지 조성
오스카 4관왕 ‘기생충’ 계기로 다시 세간의 주목
경북도·영천시 2023년 개관 목표 추진 중 ‘제동’
시의회 “사업규모 더 확대할 필요… 재검토해야”
올해 사업착수 위해 기본 설계비 우선 확보해야

“‘영화계의 전설’ 영화배우 신성일씨의 영혼이 하루빨리 영천에 뿌리를 내리도록 기념관 건립 등 사업이 추진돼야 합니다.”

영화 ‘기생충’ 오스카상 4개 부문 수상을 계기로 봉준호 감독과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관광상품 개발 구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북의 대표적인 영화산업 관광지로 영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영화배우 고 신성일 기념관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천시는 지난 2018년 별세한 불세출의 영화배우 신성일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영천시의회 예산부결로 표류하고 있어 이번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조속하게 추진해 한국영상문화의 성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경북도와 영천시가 제안한 ‘신성일 기념관 건립 사업’은 영천시 괴연동 630번지에 있는 고(故) 신성일씨 한옥 인근에 ‘신성일 기념관’을 세우는 것으로 영천시가 예산 확보에 나섰지만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13일 경북도와 영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영화배우 신성일씨 타계 이후 경북도와 영천시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신성일 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기념관은 고 신성일 씨의 자택인 ‘성일가’옆 공터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연면적 1천615㎡)로 영화감상실과 상설전시관,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회의실 등이 들어서기로 돼 있으며, 2023년 개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관련 예산 80억 원(도비 46억 원, 시비 34억 원) 중 영천시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이 기념관 규모를 확대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말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이갑균 시의원은 “영천시의회 총무위원회는 현재 기념관 규모로는 경북 영천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로 키우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국·도비를 더 확충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영화 성지로 개발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규모로도 내실 있는 운영이 가능하다. 자료준비를 철처히 준비해서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올해 기본 설계를 위한 예산 5억 원(도비 2억9천만 원, 시비 2억1천만 원)이라도 확보해야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다시 시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성일씨 유족 측 관계자는 “신성일 선생님 자택 성일가와 기념관 예정 부지인 옆 공터 등을 이미 시에 기부하기로 했고 경북도 예산은 미리 내려온 것으로 안다. 오는 3월 열리는 영천시 추경에서 기본 설계를 위한 예산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 영화배우 신성일은 영덕이 고향으로 본명은 강신성일이다. 1960년에 영화배우로 데뷔한 뒤 한국 영화 반세기 동안 5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영천 괴연동 630번지에 자신의 이름을 딴 한옥 ‘성일가’를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오다 지난해 11월 4일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영천/조규남기자

    조규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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