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원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이수원
계명대 교수·유아교육과

유아교육이 중요함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다만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유아교육의 중요성만큼이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본 지면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유아교육은 때론 조기교육이란 단어로 대체되기도 하는데 어리면 어릴수록 교육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영·유아기는 마치 물을 흡수하는 스폰지와 같이 언어를 습득하는 시기이며 습득하는 어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를 잘못 이해하여 어린 시기부터 한글 철자를 익히거나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영·유아기에는 특정 정보에 민감한 성향이 있어서 이 시기를 민감기라고 부른다. 태어나서 두 돌이 지나기 전에 모국어의 기초적인 문법을 깨우치며 식사나 놀이와 같은 일상경험 관련된 어휘를 배우기 시작한다. 물론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거나 ‘가’와 ‘이’와 같은 조사 사용에서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휘와 문법을 과일반화해 생긴 오류이다. 보다 더 많은 언어 경험이 쌓이면 이 오류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폰지와 같은 영·유아의 특성과 민감기는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논의할 때 근거가 된다. 유아교육의 중요성과는 별개로 어떻게 유아교육을 해야 할 것인지는 늘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

최근 뇌 발달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어떻게 유아교육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체 운동이 뇌 구조 발달과 관련이 있으며, 많이 뛰고 신체 활동이 활발한 아이의 뇌와 신체 움직임이 적어 과체중이나 비만인 아이의 뇌는 다르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신체 움직임이 뇌 발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뇌 발달 연구에 의하면 방임이나 학대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3세 유아의 뇌 용적은 일반 동년배 유아의 뇌 용적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업으로 인한 좌절이나 스트레스 역시 유아를 위축시켜 뇌 발달에도 영향 미치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정서적으로도 건강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시 유추해 볼 수 있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사설 외국어 교육기관은, 놀이를 통해 외국어를 가르친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아이들이 일상생활 언어와 사설 기관에서 배우는 학습 언어가 다르므로 외국어 동화를 듣고 외국어로 동요를 부른다고 해서 아이들이 그것을 놀이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놀이를 가장한 학습은 유아 입장에서 어른의 지시에 의해 해야 하는 일이고 따분하여 지속할 수 없어서 결국 좌절하게 되는 일이다. 놀이를 가장한 학습에서 아이들의 신체 움직임이 억압되고 스트레스가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를 위한 유아교육인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 어른들의 불안을 해소하거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인가를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