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일상·애환 글로 표현 ‘호평’

울릉도 주민 배상용(54·사진) 씨가 최근 전남 목포신안 비치호텔에서 열린 ‘섬주민 이야기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섬마을 주민들의 일상과 애환을 가감없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제1회 섬의날 기념식’ 행사로 마련된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160개팀이 참여해 사전 서류심사를 거쳐 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날 배상용 씨는 ‘진인사대헬기’라는 제목으로 울릉도에서의 삶을 글로 소개해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울릉군 보건의료원장으로 근무하던 때의 이야기로 파도가 높아 배가 뜨지 못해 아들 장가 가는 날 혼주가 참석하지 못했던 일, 부모가 돌아가셔도 교통이 두절돼 장례식이 끝난 후 육지로 나갈 수 있었던 사연 등을 담았다.

섬 생활의 애환을 가감없이 소개하고 섬 생활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까지 제시했다.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빗대어 제목을 지었다.

배씨는 “울릉도 같은 섬지역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들은 여객선, 경비정, 헬기 운항 여부에 따라 생명이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6일 심정지로 쓰러진 50대가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 북상으로 헬기 운항이 어렵게 되자 이날 오후 늦게 떠나는 여객선으로 이송되던 중 배 안에서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울릉도에서 발생한 뇌출혈 환자가 오징어 작업선으로 후송되던 중 배 안에서 숨을 거뒀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배씨는 “이번 경연대회를 통해 울릉도에서 반복해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섬지역 응급환자에 대한 육지 후송체계 마련과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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