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 의원들 의견 취합해 비대위에 전달키로
전대 ‘당원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 사실상 결정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원내대표와 정양석(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 최교일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2·27 전당대회의 차기 지도부의 운영방식을 결정할 지도체제 형태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체제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더 심층적으로 취합했다”며 “결과는 아직 전달받지 못해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의총은 보고 받는 기구일뿐 결정하는 권한은 없다. (오늘 취합한) 의견을 비대위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는 집단지도체제가 다소 많은 것 같았지만 거의 비슷했다”며 “많은 의원들이 어떤 지도체제를 선택하냐보다 어떻게 운영되는가가 더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해 “투표가 아니라 취합하는 방식”이라며 “결과를 굳이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대위에서 최종안을 결정하는데 의원들의 의견이 참고사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이날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 14일 오전 회의를 열어 지도체제 최종안 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날 확정된다면 16일 의원 연찬회에서 이를 공유하고 17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열어 최종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로서는 현행유지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과거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내비쳐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 선호 여론이 다소 우위에 있어, 집단지도체제를 지지하는 당권주자들은 이같은 지도부의 기류에 반발,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낼 가능성도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전국 상임위에는 당연히 (다수여론인)집단지도체제안이 올라가야 한다”며 “안되면 당원들 2개안을 놓고 투표라도 거쳐야 한다. 당원들은 민주 공천을 원하기 때문에 집단이 좋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은 “통상 (최종 의결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는 단일안만 상정돼 반대없이 통과되는 게 일반적 관례”라며 “의총에서 많은 사람이 얘기한 안과 다른 안이 채택된다면 상임전국위가 개최부터 어렵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14일 비대위회의에서의 최종안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태 사무총장은 “하루이틀 정도 (결정이) 늦춰질 수는 있지만, 2월 27일 전대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만들어 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당 전대에서 투표반영 비율은 ‘당원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로 사실상 결정됐다. 이에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에선 대표 선거에 계파 진영이 대표급 후보가 등판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당내 지분, 세력이 강한 계파의 후보가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선출하는 집단지도체제로 선거를 치를 경우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중도층 당원표나 일반국민들의 호응을 이끌 수 있는 인지도·지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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