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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영화 "스피드 레이서" 마치고 영어공부 위해 미국행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07-09-27 16:09 게재일 200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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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출산의 고통을 많이 겪었어요. 하하하.”

올해 연기자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5)에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 출연, 박진영으로부터 독립 후 코스닥 상장사인 ㈜세이텍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 추진 발표 등 호재가 많았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월드투어의 미국 공연 취소로 구설에도 올랐다.

1년여 만에 중국 공연에 나선 비와 만났다.

그는 지난 24일 저녁 중국 장쑤성(江蘇省) 난퉁시(南通市)에서 제9회 아시아문화예술축제’ 폐막식으로 열린 CCTV 음악 프로그램 ‘중화칭(中華情)’ 특집 녹화에 참석했다.

세간의 화제가 된 만큼 비에게 독립 소감과 월드투어의 아쉬움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죠. 해외도 많이 다니고. 그래선지 몸이 예전 몸이 아니에요. 컨디션도 좀 안 좋고…(웃음).”

그러나 양해를 구하며 말을 아꼈다.

“제겐 무척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모든 여건들이 답하기 조심스럽죠. 정확히 결정될 때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반면 7월2일부터 8월3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영화를 촬영한 이야기가 나오자 비는 환해졌다.

“두 달간 수전 서랜든, 매튜 폭스, 에밀 허시 등의 배우들과 정말 한 가족처럼 지냈어요. 표준어가 아닌, 생활 속 은어를 가르쳐줘 도움이 많이 됐죠. 세트장엔 각각의 배우를 위한 트레일러가 있는데 집처럼 꾸며 놓았어요. 이곳에서 매주 돌아가며 파티를 했죠. 전 삼겹살, 불고기 등 한식으로 대접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할리우드 스타들은 처음엔 동양인 신인 배우인 비에게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연기를 잘할까, 언어 문제는 없을까’라는. 그러나 비의 연기에 놀랐고 당초 시나리오보다 비중도 커졌다. 또 유튜브에 올라온 비의 노래를 들은 후 감탄도 했다.

“수잔 서랜든에게 제 나이 또래의 아들이 있으시대요. 미국 뉴욕에 사는데 집에 놀러오면 스테이크를 해주신대요. 하하. 에밀 허시, 감독님과는 이메일로 연락을 해요.” 두 달간의 촬영은 비에게 향후 활동에 대한 새로운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나아가 실패하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배우ㆍ가수 등 멀티 플레이어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영국의 비틀스와 라틴계인 리키 마틴이 미국 팝시장에 도전해 성공했잖아요.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도 않죠. 현재 미국에서 제 이름(Rain)의 사용 권리가 저한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조율중이에요. (‘레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배우ㆍ가수 등 멀티플레이어로서 인지도를 확실히 올려야 해요.”

그는 유명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할리우드 영화의 주연급으로 출연 제의를 받아 고민 중이다. 가수로서는 미국 내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다.

“프로듀서, 매니지먼트, 광고, 퍼블리싱 등 각 분야의 전문가 팀을 조합하고 있어요. 모든 팀들이 거미줄처럼 딱 퍼져나갈 수 있을 때 시작할 겁니다. 내년이 목표죠. 미국에서 음반을 낼 때 한국어와 중국어로도 타이틀을 만들어 3~4개월씩 3개국을 돌며 프로모션을 할 겁니다.”

비는 첫술에 배부르지 않을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는 야구 선수가 잘 없는 것처럼.

“한번에 홈런을 치는 선수도 있지만 천천히 1루, 2루, 3루를 밟아 1점을 내고 싶어요. 연기도 하고 공연도 하며 경력을 쌓으려고요. 하나하나 기초를 다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워쇼스키 형제의 영화에 출연하자 입소문이 나서 다음 할리우드 영화 제의가 들어온 것처럼요.”

이에 그는 11월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한국을 오가겠지만 일단 1년간 체류할 생각이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시즌1만 돌려봐서 이젠 아예 대사를 외우죠. 대화를 할 때 히어링(Hearing)은 좀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미국에서 언어 스쿨에 다닐 겁니다.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는 거죠. LA와 뉴욕 중 어디로 갈지 선택해야 돼요.”

인터뷰를 하는 내내 공연장 대기실엔 중화권 취재진이 줄을 섰고, 그가 다니는 길목마다 공안(경찰), 무용수 등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비는 이곳에서도 이름값을 했다.

“오랜만에 중국에 와서 기뻐요. 팬들도 반겨주니 고맙고요. 저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함께 무대에 오른 신승훈이 한마디 거들었다.

“비가 열심히 한다는 건 대충, 형식적인 멘트가 아니에요. 저 친구는 정말로 열심히 하거든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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