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전적지에 고급별장 신축? 시민들 황당

이바름기자
등록일 2017-04-25 02:01 게재일 2017-04-25 5면
스크랩버튼
포항 북구 천마저수지 인근<BR>개인별장 신축 추진 알려져<BR>“포항 대표 산림 휴양공간<BR>국군 유해발굴 호국 유적지<BR>애써 가꾼 소나무까지 훼손<BR>市 개발허가 신중 기해야”
▲ 포항시민들의 산책로인 소나무 숲을 훼손해 개인 별장 신축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일고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리 천마저수지 일대의 모습. /이바름기자

경북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산정호수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포항 북구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천마저수지 인근 산림이 훼손 위기에 처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을 빌미로 벌목 후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개인의 별장 신축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곡강리에 있는 천마저수지는 주변으로 울창한 소나무숲이 우거진 포항 대표 산림휴식공간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저수지 북쪽에는 한동대학교가 위치해 학생들이 야외수업을 하는 등 대학의 입지에도 큰 도움이 돼 왔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치열했던 포항지구전투의 현장으로서 수년 전 국군 유해 발굴사업이 벌어진 호국 전적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여러 장점으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자연학습공간으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자전거코스로 애용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양덕동에서 영일만일반산업단지로 이어지는 신규 도로가 개설되면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오는 5월께는 천마저수지 주변으로 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2.8㎞ 둘레길이 완공될 예정이어서 포항시 대표 `도심 인근 산책공간`으로서의 기대감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저수지 옆 대각사와 신자들, 산책 주민들은 이곳의 산림을 훼손해 고급 별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나돌자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술렁이고 있다.

시민들에 따르면 지난 1월께부터 대각사와 주변 산림 일대를 건축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별장 신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들은 포항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과 함께 소나무들을 합법적으로 베어낼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천마저수지 인근 산림이 포함된 북구 흥해읍 곡강리 일원은 포항시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구역에 포함돼 있다.

지난 1월부터 포항시는 현재 논란이 되는 구역에 소나무재선충병 나무주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러한 내용이 새어나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범한 레저활동을 즐기는 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산책로가 개인을 위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사)경북환경시민연대 김길현 사무총장은 “천마저수지 인근에까지 큰 산불 피해가 번진 뒤 어떻게 가꾼 소나무숲인데 다시 훼손할 수가 있는가”라며 “특히 한국전쟁의 격전지로서 최근까지도 유해발굴사업이 이뤄진 호국 역사의 현장을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개발하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으므로 시민들의 여론을 모아 반대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방제사업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예방 차원에서 나무주사를 실시한 구역”이라며 “아직 생태적으로나 산림의 가치로나 건강한 숲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병국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은 “천마지 일대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한동대 학생들의 학습과 기숙사 주거 환경 등 여러 가치가 있는 곳이므로 시민 공익을 위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한 만큼 포항시는 사익을 위한 개발행위 허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