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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임당동 고분 등 도굴 7명 검거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5-10-07 02:01 게재일 2015-10-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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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구속 귀걸이 등 38점 압수
▲ 경산시 임당동 1호 고분(국가사적 516호)과 인근 압량면 부적리 4호 고분(미지정)에서 도굴된 금제 귀걸이 등 문화재. /경산경찰서 제공
경산경찰서는 6일 국가사적 516호인 경산시 임당동 1호 고분과 다른 고분군인 부적리 4호 고분을 도굴한 일당 7명을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해 이중 박모(65), 권모(63), 임모(45), 장모(63)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주로 저녁과 심야시간대를 틈타 곡괭이, 삽 등을 이용해 고분의 측면에 5~10m 깊이의 굴을 파서 고분 안에 있는 귀걸이, 허리띠, 장신구 등을 도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고분 도굴에 참여한 일당 7명 중 구속된 4명은 문화재 관련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대구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한 P씨는 두 곳의 고분 도굴을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경찰 수사가 진행된 사실을 알고 휴대 전화를 바꾸며 도주를 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보관했던 문화재를 다른 피의자들에게 지시해 숨기게 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도굴된 유물이 더 있는지와 판매되거나 해외유출 여부를 지속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날 경찰의 브리핑에는 한순섭 국립대구박물관장과 정인성 영남대 교수가 참석해 유물의 학술적 사료가치를 대변했다.

한순섭 박물관장은 “압류 유물 중 은제 허리띠를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는 등 도굴 고분은 전문기관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굴된 임당동 1호 고분은 1982년 영남대 박물관이 발굴 조사한 부근의 고분군과는 달리 발굴되지 않은 채로 관리됐다가 최근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당 1호 고분은 둘레가 30m에 높이 5m의 고분으로 임당 고분 중에서는 제일 크지만, 고분 꼭대기에 당수나무가 있어 지역 주민의 반대로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산경찰서가 도굴 피의자에게서 압수한 유물 7건 38점 중 은제 관식과 금귀고리, 은제 허리띠, 은제 칼은 신라시대 지방의 최고 지배자를 나타내는 일식(一式)으로 4~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임당동 고분이 옛 문헌에 전하는 압독국 지배자 후손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역사적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굴된 유물은 4~6세기경 사회·문화·경제·기술의 양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부적리 고분이 임당동 고분군과 조영동 고분군과 유사한 점으로 미뤄 같은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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