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등 알려져 입소문
명절전 주문 급증은 처음

추석 명절을 앞두고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며느리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연출용 `가짜 깁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초 연극용 소품이나 만우절 이벤트 등 연출용으로 사용되던 가짜 깁스의 주문량이 최근 추석을 앞두고 폭등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은 100여개의 상품이 동났으며, 주 소비자는 20~30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1만4천~1만7천원 정도인 해당 제품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개봉 후 손을 깁스 사이에 넣고 20~30분이면 완전히 굳고, 그 위에 압박붕대를 감으면 실제인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A업체 관계자는 “통상 만우절에는 판매량이 조금 늘었었는데, 명절을 앞두고 주문이 급증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이번 설에 연출용 깁스를 사용했던 주부들이 인터넷이나 SNS에 후기를 남기면서 입소문을 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출용 뿐만 아니라 아예 정형외과를 찾아 `명절 깁스`를 하는 여성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의 B정형외과 관계자는 “최근 들어 명절 전 젊은 여성들이 찾아와 팔과 다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깁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X선 촬영에서 문제가 없어도 깁스를 요구하는 것으로 봐서 `명절 노동`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명절증후군이란 신조어가 생기고, 명절 노동을 피하려고 연출용 깁스를 하는 등 명절이 애물단지나 다름 없는 연례행사로 전락하는데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크다.

포항시민 김효정(46·여)씨는 “가족 간의 정을 나누며 재충전의 시간이 돼야 할 명절이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는 날로 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명절이 며느리와 시어머니 심지어 아이들도 싫어하는 날이 돼버렸다.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명절 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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