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놀이시설 `디스코팡팡` 안전사고 도마에… 관리자교육 등 대책 급해
지난달 24일 휴일을 맞아 포항시 북구의 한 놀이시설을 찾은 혜민(12·여·가명)이는 `디스코팡팡`이라 불리는 원형판 회전 놀이기구를 타던 중 오른쪽 종아리뼈가 으스러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원형판의 가장 높은 위치에 앉아 있던 혜민이가 흔들림이 심한 놀이기구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철제 안전대에 다리를 부딪힌 것이다.
자칫 머리부위가 닿기라도 했다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운영업체 측은 즉시 운행을 중단하고 혜민이를 병원으로 이송시켰으나 병원에서는 최소 8주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혜민양의 아버지는 “디스코팡팡이 이렇게 위험한 놀이기구인 줄 처음 알았다”며 “주로 10대들이 많이 타는 놀이기구인 만큼 업체 측에서 안전수칙을 상세히 알려주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년 전부터 10대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디스코팡팡은 음악에 따라 탬버린 모양의 대형 원형판이 회전하거나 튕기면서 탑승자에게 재미를 주는 놀이기구다.
포항지역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올초까지 3개 업체가 잇따라 개업해 경쟁적으로 소형 디스코팡팡을 운영하면서 인기몰이를 끌었다.
최근들어 2개 업체가 적자에 부딪혀 폐업한 뒤에는 1개 업체만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디스코팡팡의 기구 특성상 탑승자의 낙상 또는 충돌로 인한 상해 사고가 종종 일어나면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코팡팡을)안전하게 운영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못박으면서 “하지만 주요이용객인 청소년 대다수가 다소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스릴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 `회전목마`처럼 단순히 회전만 해서는 발길을 끌기 힘든 처지다”고 설명했다.
놀이기구 자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잘못된 운영방식이 안전사고의 빈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경북도와 포항시의 입장도 비슷했다.
관련법상 관광휴양지 유원시설로 분류되는 디스코팡팡은 설치된지 10년 미만의 시설일 경우 연 1회, 10년을 넘는 경우 연 2회의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설의 경우 지난 4월 경북도와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가 실시한 안전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아 시설자체의 위험성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놀이시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운영요원의 안일한 조작으로 인한 것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며 “안전관리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