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내륙서 닷새간 동시다발… 24명 사망·100여명 부상
오바마 주요 재난 지역 선포… “피해복구 총력 지원” 지시

▲ 토네이도로 무너진 미국 오클라호마주 남서부 무어의 플라자 타워스 초등학교 담장 아래에서 20일(현지시간) 구조요원들이 한 어린이를 끄집어 내고 있다. 시속 320km, 폭 800m의 토네이도 광풍이 이날 오후 오클라호마시티 주변을 휩쓸면서 최소 24명의 인명을 앗아간 가운데 오클라호마 일대가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AP=연합뉴스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외곽 도시 무어에서 초강력 토네이도로 1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미국 중부 내륙에 토네이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당국은 21일(현지시간) 전날 오후 무어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시 검시소 측은 최소 5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검시소 관계자는 초기 대처 과정에서 관계당국 간 소통 부재로 사망자 중복 집계 등 혼선이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토네이도는 이날 오후 3시께 발생해 40분간 무어를 관통하면서 도시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특히 플라자 타워스 등 초등학교 2곳의 건물이 붕괴돼 7명의 학생이 사망하는 등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미국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17분께 토네이도의 풍속이 시간당 320㎞를 기록했다며 위력을 최고 등급 바로 아래인 후지타 규모(EF) 4로 잠정 분류했다. 토네이도는 바람의 세기와 피해 규모에 따라 EF 0에서 5까지 6개 등급으로 구분되며 가장 높은 등급인 EF-5는 시속 320㎞ 이상이다.

투데이에 따르면 무어에선 1999년 사상 최대 위력인 시속 511㎞의 토네이도가 관측됐으며 당시 4명이 사망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14년 전에 비하면 위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지만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면서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토네이도는 통상 발생 전 1~2시간 전에 대피 경보가 울리지만 이날 토네이도는 경보 발동 후 불과 16분 만에 무어에 도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오클라호마 주정부는 “자연재해 대응 시스템은 정상 가동됐다”며 인재(人災) 논란을 일축했다.

토네이도는 지난 16일 텍사스주 북부 그랜베리에서 처음 발생해 6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후 북동진하면서 오클라호마, 캔자스, 아이오와, 미주리, 미네소타, 위스콘신 등 중부 대평원 지역과 중서부 지방에 막대한 피해를 낳고 있다.

폭풍예보센터에 따르면 일요일인 19일 하루에만 중부 5개주에서 24차례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USA투데이는 지난 닷새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토네이도로 3억5천만 달러의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가 커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주·지역 정부의 복구 노력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재난 지역 피해 주민들은 주택 재건과 임시 거주지 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보험에 들지 않은 재산 피해 복구비 등을 연방 정부로부터 저리 융자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백악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도 특별팀을 피해지역에 보내 피해 파악과 이재민 지원 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토네이도는 차고 건조한 대륙성 기단과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단 간 충돌로 발생하는 회오리 바람이다. 특히 미국 중부 내륙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캐나다에서 내려오는 한랭 기단과 텍사스주 앞바다인 멕시코만에서 올라오는 열대 기단이 지형적 장벽이 없는 대평원에서 자주 부닥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1925년 미주리주에서 사상 최다인 695명이 숨지는 등 거의 매년 토네이도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2년전인 2011년 4월에는 동남부 앨라배마주 터스칼루사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300여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