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릴열도 日 반환 여전히 미지수
러시아, 쿠릴열도 日 반환 여전히 미지수
  • 연합뉴스
  • 등록일 2013.05.01 00:30
  • 게재일 201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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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타협안 모색 합의… “4개섬 중 2개 반환 염두 둔 듯”
전문가들 “대규모 對러 투자 등 대가 필수, 협상 쉽지 않아”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협정문서들을 교환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간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가속화하고 영토분쟁도 상호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일본 최고지도자로는 10년 만에 러시아를 찾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박3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모스크바를 떠났다.

아베 총리가 러시아 방문에서 거둔 최대 성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재개하고 양국의 영토 분쟁 대상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두 합의는 일본이 그동안 영토 문제 해결을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온 만큼 서로 연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일단 그동안 쿠릴열도 문제에 대해 `절대 반환 불가`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러시아가 협상의 여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카리스마적 지도력을 기반으로 다른 지도자가 할 수 없는 큰 선물을 아베 총리에게 안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협상 시작을 선언한 이번 합의가 양국 모두가 수용할 만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쿠릴열도는 그동안 러시아-일본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 돼왔다.

양국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 남부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분쟁을 겪어왔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 조약을 근거로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사이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쿠릴열도 협상은 수없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56년 소련-일본 공동선언에 기초해 일본에 하보마이와 시코탄 등 쿠릴열도 2개 섬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대신 일본은 나머지 2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이후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에 반발해 1956년 공동선언의 쿠릴 관련 내용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던 영토 협상은 2001년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만나 `1956년 소-일 공동선언은 유효하다`는 이르쿠츠크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집권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4개 섬 동시 반환론`으로 선회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던 협상은 푸틴이 지난해 3기 취임 전 문제 해결에 의욕을 보이고 모리 전 일본 총리가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푸틴은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 직전 일본 아사히 신문 주필이 참여한 외국 언론사 대표들과 회견에서 쿠릴열도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상황에서 누군가가 승리를 얻으려고 해서는 안되고 타협을 해야한다”면서 “이 문제는 유도의 `히키와케(무승부)`와 비슷한 것이다”고 무승부론을 제기했다.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제안한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의 해결` 방안도 소-일 공동선언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한다.

러시아가 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남단의 하보마이, 시코탄 등 2개 섬을 일본에 돌려주는 방안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방향으로 협상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그 실현까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도 양국이 타협안을 찾으려면 우호적 환경과 신뢰 분위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쿠릴열도 반환 불가 입장에 기울어있는 국내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선 일본이 대규모 대러 투자 등 합당한 대가를 러시아에 제공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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