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8일 갤러리i `9개의 시선` 展… 김병우·배현철·예진영·홍화식·송호민·송상헌·한승협·이규학·이철진 작가 참여

포항작가 9명이 서울나들이 전시회를 갖는다.

김병우, 배현철, 예진영, 홍화식, 송호민, 송상헌, 한승협, 이규학, 이철진 작가가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i 기획초대전 `9개의 시선`전에 참여한다.

각자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작가 9명이 각기 다른 그들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사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과 사유로 2~4점을 내놓는다.

작가들은 현대미술이라는 동시대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거칠지만 크게 3개의 창작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우선 배현철, 예진영, 홍화식의 작업은`반복적 행위로 보기`. 철저히 손에 의지하는 작업들을 통한 보기를 제언한다. 이들은 재료를 장악하고, 그 재료를 육체화해서 재료가 지닌 물질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를 넘어서려 한다.

♠배현철은 붓이 아닌 핑거 페인팅이란 기법으로 강한 임파스토가 있는 자연 이미지를 표현 한다. 손으로 물감을 으깨고 바르는 행위는 오일(oil color)이라는 사물성과 육체가 하나가 된 흔적을 시각화시켜 밀도와 노동력 이상의 강렬한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예진영은 얇고 가는 연철을 두드려서 얇게 만든 후 한지(순지)에 색을 입혀 붙이기를 반복하는 기법으로 그가 일상에서 느꼈던 자연의 색채와 기억속의 이미지와 현상들을 `묘`(妙)라는 다층적 해석의 공간으로 열어 놓는다.

♠홍화식은 장지에 먹을 입혀 붙이고 이를 다시 날카로운 송곳으로 하나 하나 뜯는 지난한 행위의 반복을 통해 한지 고유의 물질성을 탈각시켜 버린다. 여기에는 이미 지나가버린 현전하는 시간의 명멸들을 이미지로 덮씌움으로 한층 더 깊고 농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김병우, 송상헌, 송호민은 `이중 구조로 보기`. 김병우, 송상헌, 송호민은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화면에 병치시킴으로 그들의 충돌과 화해로 인한 새로운 의미로의 이행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현실과 가상이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반사경인 것이기도 하다.

♠김병우는 `하모니`라는 명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글의 추상성을 바탕으로한 그 위에 실재 전통문을 부착 시켜 동어반복적 으로 의미들을 재생산하고 있으며 그 의미를 통해 조화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송상헌은 꽃의 형태를 감축시켜 단순화된 이미지위에 형형색색의 투명한 아크릴 봉을 붙인다. 실재하는 오브제와 추상화된 꽃 위에 붙인 아크릴 봉은 나아가 작가와 관람자 사이에서 하나의 공명 장치로 작동한다. 작가가 꽃에서 얻은 감흥은 봉에 투과된 빛의 색에 의해서 고스란히 감상자에게 전이되기 때문이다.

♠송호민은 목단의 이미지를 화면 어디에도 줄기가 닿지 않게 배치하여 자신만의 내적인 탐색과 서정적인 반응으로서의 미세한 감각의 흔적들로 재해석 한다. 바탕의 빈 공간은 전통한국화에서 보여지는 여백의 의미로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현대인의 내적 빈곤함을 연상하게 한다.

이철진, 이규학, 한승협은 `인물에서 사유로의 환기`를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이철진, 이규학, 한승협의 공통된 관심사는 인간이다. 인류에게 남겨진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인물이며 몸이다.

여기에서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몸 자체가 갖는 어떤 표현 언어적 잠재력과 그 삶의 근원적인 한 단면에 대한 사유를 관람자에게 심미적 경험의 장으로 환기 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철진은 누드라는 화두에 천착해 다양한 이야기를 감상자에게 제공한다. 재즈연작을 지난 여정은 한층 더 시(詩)적이며 상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연꽃과 세련된 적색의 꽃문양들, 그리고 화면 밖을 바라보고 있는 관능적인 여인의 누드라는 삼각 트라이앵글은 삶의 무늬와 결을 시(詩)적 조형어법으로 감상자와의 섬세한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 것이다.

♠한승협은 한국화의 전통적인 기법으로 진지하게 접근한다. 익명의 개인, 혹은 역사적 인물의 초상은 관람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그가 차용하는 증명사진의 카메라 앵글은 그래서 더 관람자로 하여금 어느 누군가가 한때 가깝게, 또는 주위에 “존재 했었음”에대한 기억의 시간을 화석화 시켜 버린다.

♠이규학은 인류 최대의 발명품인 문자들을 화면으로 불러들여 20세기 담론을 이끌었던 철학자들의 초상을 보여준다. 가뿐함과 경박함, 일회적 표피성과 너무 많이 써서 양면이 다 닳아 버린 동전이 되어 이미 죽음을 선고 해버린 이 시대의 인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은유적으로 호소한다.

이들은 포항지역을 연고로 하며 각종 국제아트페어, 개인전 등을 통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오던 작가들로 이 전시의 취지를 그대로 서울 전시이후 대구 동아갤러리에서도 초대전을 받아 9월9일부터 13일까지 연장 전시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