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 원적에 든 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 회주이자 조계종 원로의원인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산문의 살아있는 지도자였다.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산문의 주인으로 중앙종단의 유력자였다. 불국사를 현재의 가람으로 키우는 데 크게 공헌했고, 경주지역 불교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했다. 불국사 ‘관장’으로 종단 중앙정치에도 때마다 영향력을 발휘했다.
불국사는 “대종사는 ‘나’라는 개인보다는 종단과 사중의 공익을 위해 노력해 오셨다”면서 “‘그 누구의 눈에도 사중과 종단의 살림은 갈등과 불편함이 없이 원융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구현함으로써 도반과 후학들이 함께 동행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이끌고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또 불국사는 “대종사께서는 포교와 행정의 이론적 토대를 확립하기 위해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하셨으며 중앙종회의원으로서 포교와 종무행정, 교육 불사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입법 및 그에 관한 대화와 교류에도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종상 대종사는 ‘미움도 싫어함도 깨끗이 씻어 버리니 헐뜯고 칭찬함이 어디에 붙겠는가. 초연히 생사를 해탈하니 금까마귀 하늘 뚫고 날아가네’라는 뜻을 담은 “혐시탕척 훼예하류 초연탈생사 금오철천비”(嫌猜蕩滌 毁譽何留 超然脫生死 金烏徹天飛)를 열반송으로 남겼다.
열반송은 승려가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의미한다.
종상 대종사는 2001년 출간한 저서 ‘기와를 갈아서 거울 만들기’(청계사)에서 “한국불교가 새롭게 달라지기 위해서는 먼저 불사문화(佛事文化)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며 “집 짓고 불상 조성하고 탑 만드는 일보다 사람 키우는 불사에 대해 원력을 모아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외에도 도심 및 전통사찰의 주지를 맡아 포교 활성화에 힘썼다. 대종사는 의왕 청계사와 분당 석가사 등 수도권 주요 도량의 주지를 맡아 포교와 나눔, 전통문화 창달을 통해 세간과 쉼 없이 교류하고 소통해 문화포교의 활성화를 견인했다. 3년 동안 월정사의 강릉포교당 주지를 맡기도 했다.
종상 대종사는 1948년 전북 임실군에서 출생해 17세 때인 1965년 법주사에서 월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또 1973년 법주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비구계)를 수지하고 이듬해 법주사 승가대를 졸업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석굴암 주지, 청계사 주지, 불국사 주지, 불교방송 이사, 동국대 이사 등을 지냈다. 금강산 신계사 복원추진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불국사복지재단·성림문화유산재단 등을 맡아 교육, 남북관계 개선, 문화 관련 소임에도 열중했다. 2020년 11월 조계종이 비구에게 주는 가장 높은 법계(法階)인 대종사(大宗師)에 올랐으며 2022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열반 직전까지 불국사 회주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분당 석가사 주지, 불교텔레비전BTN 명예이사로서 활동했다.
종상 대종사의 영결식은 11월 12일 오전 10시 불국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봉행된다. 종상 대종사의 분향소는 불국사 무설전에 마련돼 조문을 받고 있다.
대종사의 영결식에 이은 49재 초재는 11월 14일 불국사, 2재는 11월 21일 기림사, 3재는 11월 28일 불국사, 4재는 12월 5일 불국사, 5재는 12월 12일 불국사, 6재는 12월 19일 불국사, 49재 막재는 12월 26일 불국사에서 봉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