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립합창단 지휘자, 친동생 임원으로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br/>행감서 문제제기에 “친인척은 없다” 발뺌… 市 감사서 관계 들통
구미문화예술회관이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립합창단 지휘자의 친동생이 임원으로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한 사실이 확인돼 후폭풍이 예상된다. 해당 지휘자가 이같은 사실을 숨기고 공연을 진행한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구미문화예술회관은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을 찍힌 상황에 놓이게 됐다.
6일 구미시와 구미문화예술회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열린 비대면 공연 ‘인문학 콘서트’와 관련해 당시 영상제작업체가 구미문화예술회관에 허위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문학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구미시립합창단의 합창 공연과 모 작가의 세계사 해설을 촬영·편집해 유튜브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이 공연은 구미시립합창단의 지휘자가 제안해 이뤄졌다. 지휘자 A씨의 제안으로 공연이 이뤄진 만큼 공연 여러방면에 A씨의 제안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씨가 서울 소재의 영상제작업체를 문화예술회관에 소개하면서 해당 업체가 자신의 친동생이 근무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는 구미문화예술회관과 수의계약으로 451만원을 받고 영상을 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일 열린 구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장미경 의원이 “지난해 인문학 콘서트 때 지휘자의 친인척이 동영상 제작 사업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 의원의 문제제기에도 지휘자 A씨는 구미문화예술회관 측에 ‘친인척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미시 감사에서 해당 업체가 제출한 견적서에 지휘자 A씨의 이름과 자음 하나만 빼고 같은 이름이 나오자 A씨는 그제서야 친동생임을 인정했다.
구미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확인 결과 해당 업체는 지휘자 A씨의 친동생이 사외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회사였다”며 “사외이사로 돼있는 동생이 왜 견적서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고, 지휘자가 문제가 된 이후에도 왜 거짓말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휘자의 거짓말로 인해 결국 담당공무원은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구미시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영상업체대표가 아닌 사외이사의 이름으로 견적서가 들어온 것은 엄연한 ‘허위문서’이다”며 “이유야 어찌됐든 허위문서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담당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휘자 A씨는 “지금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밝히기가 상당히 곤란한 면이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좋은 공연을 위해 시작한 것인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 송구할 따름이다.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