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농업인대학 23기 친환경사과반 진보면 안동 노지스마트농업 현장학습
농번기를 맞아 5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이어지던 방학이 끝나고, 지난 10일 청송군농업기술센터 청송군농업인대학 23기 친환경사과반의 현장학습이 있었다. 설렘을 품은 다양한 연령대의 교육생 40여 명은 인솔 공무원의 설명을 들은 뒤 첫 목적지인 진보면으로 향했다.
진보면 돈골의 사과 농장은 기존 농장을 폐원하고 밀식형과 다축형으로 과원을 갱신한 지 3년째 접어든 곳이었다. 놀랍게도 농장주 권순욱 님은 70대의 어르신이었지만, 그가 조성한 밀식·2축·다축형 사과나무들은 젊은 농부의 과원 못지않게 정갈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교육생들은 현장 적과(열매 솎기) 및 적심(순 지르기) 교육과 함께 맞춤형 컨설팅을 받았다. 각자의 농장에서 겪은 애로사항과 경험담이 허심탄회하게 오갔고, 농장주의 상세한 답변이 이어졌다. 바쁜 시기와 강한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이었다.
점심은 안동 소머리국밥으로 간단히 해결한 뒤, 안동농업기술센터 내 식물원과 하우스를 둘러보며 잠시 여유를 가졌다. 이후 일정은 안동의 핵심 사업인 노지 스마트농업 교육장 방문이었다. 흥미롭게도 이곳의 연구원들은 농업 전문가가 아닌 카이스트 박사 출신의 공학도들이었다. 이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철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 재배를 예측하여 농가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 했다.
안동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약 61ha 규모의 사과 노지 스마트농업 단지를 조성했으며, 이는 국내 최초 수준의 시범사업이다. 과수원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통신망, AI 분석 시스템을 통해 기상, 토양, 생육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병해충 발생과 생산량을 예측하는 구조다.
‘노지 스마트농업 데이터센터’를 직접 둘러보며 미래농업의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경험과 감에 의존하던 농업이 데이터 기반의 과학 영농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한계도 느껴졌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시범사업에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었고, 보급형 모델이라 하더라도 일반 농가가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 특히 중소 규모 농가나 고령 농업인에게는 초기 투자비와 유지관리 비용이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교육생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인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더불어 당일에는 과수화상병 문제로 인해 시범농장을 직접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결국 스마트농업의 방향성 자체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경제성과 보급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농가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현실적인 모델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스마트농업이 일부 시범단지에 머무르지 않고 농촌 현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안동이 ‘노지 스마트농업 교육·체험장 조성 사업’에 전국 최초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반가운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화려한 시설 중심이 아니라 농가가 실제로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할 것이다.
이번 현장학습은 농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미래 농업기술을 함께 접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지역 농업의 현실과 첨단 기술 사이의 간극도 확인했지만, 더 나은 농업환경과 지속 가능한 청송사과 산업을 위해 이런 기술적 시도와 농업인의 배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손정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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