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원들, 장동혁 사퇴 vs 반대 vs 침묵 3파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거취를 두고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일찌감치부터 공개적으로 ‘장동혁 사퇴’를 외치고 나선 가운데 사퇴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퇴 찬·반론 사이에서 침묵하고 있는 의원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6·3지방선거 후 지방선거 결과를 ‘참패’로 규정하며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친한계인 우재준(대구 북구갑)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이로 인해 당권파인 최고위원들과 설전을 벌인 그는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장 대표 사퇴에 공감하는 당내 의원이 70~80%이상은 될 것”이라며 “우리 지도부가 한 번 물러가 줘야 다음 지도부가 들어와서 총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사퇴론을 꺼내든 이유를 설명했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도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지도부의 권력을 연장하는 핑계나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장 대표 없이도 바로잡는 일을 얼마든지 국회,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권파인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사무총장은 ‘장동혁 사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대표 흔들기에서 시작되는 내부 갈등의 증폭은 정작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 과제와 대여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뒷전으로 밀어내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싼 책임 공방과 노선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데, 상대 진영의 내홍을 목도하면서 우리까지 같은 길을 걸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당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이 내세운 명분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저조한 당 지지율 및 지방선거 패배론과 관련,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평가가 있었고, 공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반등해 지난 2025년 8월 말 장동혁 당대표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또다시 ‘이미 답을 정해놓은 듯한 당대표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TK 출신 의원들 중 일부는 장 대표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의원은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며 “지도부 이미지가 손상된만큼 사퇴해야 한다는 기류와 향후 총선 공천을 고려해 재신임하는 것이 옳다는 기류가 뒤엉켜 있다”고 분석했다.
TK중진 의원들의 경우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장 대표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한동훈 전 대표가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많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는지 등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저울질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당내에서는 이번주 열릴 예정인 의원총회가 장 대표 거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의총에서 중진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에 힘을 싣는다면 장 대표 사퇴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의총 개최 시점은 명확지 않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6일까지 의총을 열어달라는 대안과미래 요구에 대해 “국정조사특위와 인사청문특위 등 일정이 확정돼야 의총 일자도 정할 수 있다”며 결정을 미룬 상태다.
/문다영기자 dym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