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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유리천장’ 여전했다··· TK 여성 기초단체장 ‘전멸’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6-04 11:51 게재일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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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81명 중 단 5명뿐, 본선 장벽 못 넘어···윤순영 퇴임 후 3회 연속 ‘0명’ 잔혹사
정당 공천 없는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강은희 ‘3선 당선’···보수적 공천 장벽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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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TK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가 전원 고배를 마시며 ‘유리천장’을 실감케 한 것과 대조적으로, 정당 공천이 없는 대구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유일한 여성인 강은희 후보가 과반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일 당선 확정 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강은희 당선인. / 강은희 후보 캠프 제공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의 최종 당선자가 확정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견고한 ‘유리천장’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각 정당의 공천 과정 초기부터 여성 주자들의 사상 최다 출마설이 돌며 기대를 모았으나, 견고한 정당 공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본선 후보 등록 마감 결과 대구와 경북을 통틀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는 고작 5명에 불과했으며, 본선 개표 결과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하고 ‘전멸’했다.

△남성 후보가 93.83% 독점···윤순영 퇴임 후 3회 연속 ‘0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대구·경북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선에서 대구시 9개 구·군(20명 등록)과 경북도 22개 시·군(61명 등록) 등 총 31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에 출마한 최종 후보는 총 81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5명을 제외한 남성 후보자는 무려 76명으로 전체의 93.83%를 차지했다. 반면 여성 후보는 단 5명(36.17%)에 그쳐, 대구·경북의 지방 행정 권력이 여전히 남성 중심의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 같은 ‘여성 단체장 전멸’의 참담한 성적표는 대구 중구에서 3선 구청장을 지낸 윤순영 전 청장의 퇴임 이후, TK 정가에 완연한 고착 상태가 됐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 제7회(2018년)와 제8회(2022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제9회 선거까지 3회 연속으로 여성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잔혹사’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경북도의 경우,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여성 기초단체장도 허락하지 않은 견고한 ‘유리천장’의 벽을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대구 1명·경북 4명 출격했으나 본선 고배
행정구역별로 살펴보면 경북도의 경우 22개 시·군에서 총 61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중 남성 후보는 57명이며, 여성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희정 포항시장 후보와 강부송 영덕군수 후보, 양희 대구 동구청장 후보, 김기현 더불어민주당 경산시장 후보 등 단 5명뿐이었다. 선거 초반 경북 최초의 여성 군수 탄생 여부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청도군수 선거의 이선희 전 경북도의원 등 유력 여성 주자들이 당내 경선과 컷오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최종 후보 등록을 포기하면서 경북 지역의 여성 후보 진출은 더욱 위축됐다.  

대구시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군위군의 편입으로 총 9개 구·군 체제로 재편된 대구는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에 총 20명의 후보가 본선 등록을 마쳤다. 이 중 19명이 남성 후보이며, 여성 후보는 정의당 소속의 양희 동구청장 후보가 유일했다. 이로써 대구는 지난 선거들에 이어 이번에도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가 단 ‘1명’에 그치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전·현직 시의원 출신의 일부 여성 주자들이 단체장 도전 의사를 타진하며 출마를 준비했으나, 끝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해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당 공천 없는 교육감 선거는 강은희 ‘3선 당선’ 극과 극
일반 행정 권력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가 남성 독점 구조로 막을 내린 반면, 이와 별개로 치러진 교육 수장 선거에서는 대조적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 교육감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등록해 각축을 벌인 교육감 선거에서는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강은희 후보가 대단한 저력을 발휘했다. 선거 기간 내내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던 강 후보는 본선 개표 결과 52.40의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 지으며 수장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기초단체장 선거의 ‘여성 전멸’ 잔혹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

△“보수적 공천 장벽 깨야” 제도 개혁 시급

 

정치권 전문가들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나타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구·경북 정가의 보수적인 공천 장벽과 신인 여성 정치인을 키워내지 못하는 척박한 토양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예비후보 단계에서는 다양성과 여성 배려를 외치지만, 정작 득표율과 당선 가능성만을 우선시하는 정당의 본선 공천 과정에서는 여성 후보들이 철저히 소외당하는 구조적 한계가 매 선거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각 정당이 선거 때만 보여주기식으로 ‘여성 우대’를 외칠 게 아니라 공천 제도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인물론과 역량만으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정당 공천이 필수적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여성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점은 정당 공천 시스템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시사한다.

지역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새로운 지방정부와 교육지방자치의 출범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구·경북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반 행정 영역에서도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과감한 인적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향후 TK 정가가 성별 다양성 확보와 정당 공천 내 여성 인재 등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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