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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항시장 선거, ‘교양과 품격’은 어디로 갔는가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6-01 17:55 게재일 2026-06-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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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희 선임기자


지방선거를 앞둔 포항의 정치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구태라고 넘기기엔, 이번 포항시장 및 지역 선거의 과열 양상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지역 발전과 시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대결은 실종되었고, 상대 후보를 향한 거친 비방과 폭로전이 난무한다. 네거티브가 없는 선거가 없다지만 이번 포항시장 선거판은 도가 지나치다.후보들과 지지자들이 이성과 성찰 대신 비방과 폭로만 이어가며 상대를 완전히 녹다운이라도 시킬 것처럼 달려들고 있다.

지금 포항의 선거 지형은 ‘공적 감각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후보자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과 지지층의 논리만이 절대적 진리인 양 행동하며, 상대 세력을 무조건 타도해야 할 적으로 규정한다.

권력을 쥐기 위해서라면 내면의 정제되지 않은 증오와 독설을 사방으로 배설하고, 타인을 너그럽게 감싸 안는 리더로서의 도량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표심을 얻기 위해 시민들 앞에서는 허리를 굽히다가도, 뒤로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시민들에 대한 봉사의 마음 가짐은 던져버린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들은 시민 위에 군림하려고 안달한다. 소인배의 속좁음과 비겁함으로 무장된 이들에게 시민들의 주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

선거는 단순히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권력 게임이 아니다.

거친 자갈밭 같은 지역의 현안을 일구어 풍요로운 옥토로 만드는 거대한 정신적 노동이자, 공동체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증명해내는 신성한 실천의 장이어야 한다.

따라서 포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에게는 그에 걸맞은 ‘인격적 절제’와 ‘도덕적 품격’이 요구된다.

지금 포항 선거판에 필요한 교훈은 명확하다. 후보자들은 남이 보지 않을 때나 홀로 있을 때도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신독(愼獨)’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예기치 못한 공세나 위기 상황을 맞이했을 때, 감정적 폭발이나 구차한 변명 대신 평정심으로 자신의 존엄과 품격을 지켜내야 한다.

“내 영혼은 지금 천박하지 아니한가, 내 삶은 혹시 졸렬하지 아니한가.”

포항의 미래를 이끌겠다고 나선 모든 후보자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지도자는 권력에 굶주린 선동가가 아니라, 내면의 성숙을 바탕으로 품격 있는 정치를 실천하는 진짜 ‘교양 있는’ 리더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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