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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단상) 공정한 판결의 중심은 무엇인가?

등록일 2026-05-19 16:42 게재일 2026-05-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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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출 시민기자

왜곡(歪曲)을 국어사전에서는 ‘실제와 다르게 거짓되이 바꾸거나 고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근래 판사의 판결에 대해 분분하게 말들이 많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은 법관의 존재 이유를 압축한 문장이다. 판결은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법과 양심,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무엇이 왜곡이고 공정한 판결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누가 세우는가. 공정성의 첫 번째 기준은 법률이다. 법치국가에서 판결은 법률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같은 사실에는 같은 법이 적용되어야 하며, 누구에게나 예측 가능한 결과가 도출되어야 한다. 만약 판결이 법이 아닌 개인의 감정이나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흔들린다면, 그것은 이미 공정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다. 법률은 공정성의 최소한이자 출발점이다.

그러나 법률만으로 공정성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절차의 공정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가 주어졌는지, 증거는 적법하게 수집되고 평가되었는지, 재판이 편파 없이 진행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절차가 무너지면 결과는 신뢰를 잃는다. 정의는 단지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이루어지는 모습 또한 정의로워야 한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합리성과 상식이 작용한다. 법은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규범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회 속에서 작동하는 기준이다. 일반 국민이 납득 할 수 없는 판결은 아무리 법리에 맞다 하더라도 공정하다고 인정받기 어렵다. 공정성은 법조문과 사회적 정의감 사이의 균형 속에서 완성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준은 누가 만드는가. 형식적으로는 입법부가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기준을 세운다. 그러나 실제의 공정성은 판사들의 해석과 판례의 축적 속에서 구체화 된다. 같은 법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의의 모습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기준 위에는 헌법이 있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 적법절차라는 헌법적 가치는 공정성의 최종 잣대다. 공정성의 또 다른 축은 시민사회다. 언론의 비판, 학계의 논의, 시민의 평가가 판결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작동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지만, 국민은 그 판결을 평가함으로써 응답한다. 이 긴장과 균형 속에서 공정성은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공정한 판결이란 법에 맞고, 절차에 어긋나지 않으며, 사회의 상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판단이어야 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부끄럽지 않은 결론이어야 한다. 판결문은 종이에 남지만, 그 공정성은 역사의 평가 속에 남는다. 오늘의 법정에서 내려진 한 줄의 판단이 훗날 어떤 이름으로 불릴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판사가 판결로 말하는 순간, 그 말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의로 기록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법관은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이 판결이 법에 맞는가를 넘어, 과연 공정한가를. 

/석종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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