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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외환거래 6000억 적발··· 도박·환치기 ‘자금통로’ 차단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5-03 21:23 게재일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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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계좌 악용 송금 4000억··· 중고차 수출대금 환치기 2천억
범정부 대응반 출범 후 첫 성과··· 탈세·자금세탁 연계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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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통해 약 6000억원 규모의 자금 흐름을 적발했다.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정부가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통해 약 6000억원 규모의 자금 흐름을 적발했다. 온라인 도박 자금과 환치기, 수출대금 탈루 등 불법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국내로 반입된 사례가 대거 확인됐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30일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 회의를 열고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대응반에는 국정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단속에서 가장 큰 규모는 소액해외송금업체를 통한 불법 송금이다. 해당 업체는 타인 입금이 가능한 가상계좌를 무작위로 발급하고 고객별 계정을 중복 생성하는 방식으로 송금 한도를 우회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 등 약 4000억원을 해외로 불법 송금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또 다른 주요 사례는 중고차 수출대금을 이용한 환치기다. 수출업체는 해외 무역상으로부터 대금을 정상적인 은행 송금이 아닌 가상자산 형태로 받고, 환치기 업자가 이를 매도해 원화로 환전한 뒤 국내 계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약 2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가격을 조작해 탈세와 환치기를 동시에 시도한 사례도 적발됐다. 일부 고철업체는 수출 단가를 실제보다 크게 낮춰 신고한 뒤 정상 신고 금액만 국내로 들여오고, 나머지 차액은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환치기로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판매가격과 수출가격 차이가 최대 8배에 달한 경우도 있었다.

당국은 이번 단속 과정에서 기관 간 공조를 통해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불법 송금 의심 정보를 관세청과 공유하면, 관세청이 수사를 진행해 검찰 송치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국세청은 탈세 여부를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 외환거래가 점차 지능화·복잡화되고 있는 만큼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응반은 지난 1월 출범 이후 첫 중간 성과를 낸 만큼, 향후에도 기관 간 정보 공유와 제도 개선을 통해 단속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불법 외환거래는 자금세탁과 탈세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적발 성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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