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가중치 상향·강제 회수 ‘사투’ 벌여도 벽에 막혀
“일찍 조업 접는 배 하나면 우리 몫이 다 날아갑니다”
23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 대게잡이 어업인 A씨(50)는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본지 4월 21일 1면·23일 3면 보도>를 두고 짧지만 무거운 한마디를 던졌다.
그가 말한 ‘우리 몫’은 국가가 어종별로 설정한 어획 한도인 TAC다. 해양 자원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생계를 위협하는 규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TAC 배분량 배정 산정방법’에 따르면, 지역별 할당량 산정 시 최근 3년 평균 어획 실적이 80% 반영된다. 반면 어선 척수나 총톤수 등 실제 조업 능력은 20%에 그친다.
이 같은 구조는 어민들을 ‘연쇄 감산’의 굴레로 몰아넣는다. 자원 감소로 어획량이 줄어들면 당장 소득이 감소할 뿐 아니라 이 실적이 다음 해 할당량 산정에 반영돼 또다시 감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포항 지역 대게 근해자망 어선 12척의 할당량은 2024년 396t에서 올해 330t으로 1년 만에 66t(17%)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줄어든 물량조차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는 데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게 TAC 780t 중 경북 배정량은 655t으로 약 84%에 달한다.
경북이 가장 많은 TAC량을 배분 받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물량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지자체 간 할당량 조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상으로는 시·군 또는 어선 간 할당량 이전(전배)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절차와 행정 장벽으로 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조업을 하지 않는 배가 할당량을 보유하면 전체 평균이 낮아지고 정작 바다에 나가는 어민은 물량이 부족하다”며 “행정이 자원 활용보다 통계 관리에만 치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자원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TAC 총량은 과학적 자원 평가에 따라 산정되며 할당량 감소는 특정 어선의 조업 여부보다 전체 자원량 감소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당량 이전은 제도적으로 허용돼 있으나 운영 과정의 절차적 문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포항시는 실조업 어선에 유리하도록 실적 가중치를 90%까지 상향하고 1월 말 기준 할당량의 50%를 채우지 못한 경우 잔여 물량의 절반을 회수해 재배분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타 시·군의 남는 물량을 확보하려 해도 절차가 까다로워 지자체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경북도 역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포항시의 요청을 수용해 앞으로는 시·군 간 경계를 넘어 도내 전 지역에서 할당량이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