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 명화’가 21일(토) 밤 10시 55분, 전쟁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패튼 대전차 군단’(1부)를 방송한다.
1970년 제작된 이 작품은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이 연출하고 조지 C. 스콧, 칼 말든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전설적 장군 조지 S. 패튼의 파란만장한 삶을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는 1943년 북아프리카 튀니지 카세린(Kasserine) 협곡 전투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미군 제2군이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의 전차부대에 밀리던 상황에서 패튼이 새 군단장으로 부임한다.
그는 오마 브래들리와 함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고, 롬멜의 전술을 분석해 전세를 뒤집는다. 이후 시칠리아 상륙작전에서 독일군을 격파하고 팔레르모와 메시나(Messina) 점령에 나서며 전쟁 영웅으로 부상한다.
그러나 승리의 이면에는 논란도 뒤따른다. 전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병사를 구타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그의 강압적 리더십은 도마 위에 오른다.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와 벌이는 경쟁 또한 영화의 긴장감을 더하는 축이다.
작품은 전쟁을 삶의 본질로 여긴 패튼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환생을 믿고 스스로를 고대 전사의 후예라 여긴 그는, 전장에서의 죽음을 군인의 가장 영광스러운 최후로 받아들인다. 전투의 승리 뒤에 가려진 병사들의 희생마저 ‘숭고한 대가’로 인식하는 그의 세계관은 오늘의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영화는 광활한 전장을 가로지르는 전차전과 병력 이동을 장엄하게 담아내며 전쟁영화의 미학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가까이서 보면 참혹하지만, 멀리서 보면 비장미가 흐르는 전장의 이중성을 절제된 연출로 포착했다는 평가다.
독일의 롬멜, 영국의 몽고메리를 비롯한 2차 대전 영웅들의 등장으로 다큐멘터리적인 리얼함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봉 당시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다만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콧이 수상을 거부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그는 배우들의 연기를 순위로 매겨 경쟁시키는 방식이 예술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패튼’은 영웅과 광기, 승리와 희생이라는 상반된 가치가 교차하는 전쟁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20세기에 살았지만 정신은 중세 기사에 머물러 있던 한 지휘관의 초상을 통해, 전쟁이라는 인간사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