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시민기자 단상) 의사 증원 논란, 집단 반발은 과연 바른 선택인가

등록일 2026-03-03 15:22 게재일 2026-03-04 12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석종출 시민기자

대한민국에서 의사 수 증원 문제는 더 이상 의료정책의 한 항목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과 신뢰, 직역(職域)의 공공성, 전문성과 책임이 뒤엉킨 사회적 갈등의 상징이 되었다. 몇 해 전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의료계의 집단 반발은 환자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겨주었고, 국민 다수에게는 깊은 상처와 불신을 남겼다. 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 정부의 증원 방침에 대해 또다시 집단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의사들의 이기주의” 혹은 “정부의 밀어붙이기”로 재단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가리는 일이다. 의사의 숫자, 지역 간 의료격차, 필수의료의 붕괴는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동시에 의사들이 제기하는 교육여건, 수련 시스템, 의료수가(醫療酬價), 법적 책임 문제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점이다.

의사는 직업 이전에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이다. 의사가 집단으로 진료를 멈추면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바로 이 점이 의료 직역을 다른 어떤 직종과도 구별되게 만든다. 사회가 의사(醫師)에게 높은 신뢰와 존경을 부여해 온 이유도, 그만큼의 공공성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의사의 집단행동은 곧바로 생명권과 충돌한다. 여기에서 국민 다수가 느끼는 불편함과 분노가 비롯된다.

그렇다면 정부의 의사 증원 정책은 바른가? 선진국 대비 의사의 수, 지역의료 격차, 필수의료 분야 등 구조적 왜곡은 단순히 의사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의료수가와 법적 위험, 근무환경이 만들어낸 기형적 합산물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다시 묻게 된다. 해법은 무엇인가. 증원을 반대하기 위해 진료를 중단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가? 사회는 이제 의사들에게 묻고 있다. 전문직의 권리 이전에 전문직의 책무를 먼저 보여줄 수는 없을까?

정부 역시 성찰해야 한다. 의사를 단순히 ‘숫자’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의사 양성에는 긴 수련 체계와 교육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의료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 증원이 핵심이 아니라 왜 필수 의료가 무너졌는지, 왜 지방 의료가 공백인지, 왜 의사들이 특정 분야를 기피 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처방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의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정부가 의료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의사 증원은 필요하지만 능사는 아니다. 의사들의 우려도 타당하다. 그러나 집단 진료 거부는 바른 선택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 곁에 남아 있으면서 말해야 하고, 정부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다시 의료를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의사 증원도, 필수의료 회복도, 지역 의료 정상화도 가능해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의사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예전처럼, 아픈 사람 곁에 서 있는 모습을 다시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야말로 어떤 주장보다 강한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석종출 시민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