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지역구 곳곳을 누빈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밝힌 설 민심은 “지역의 현재도, 미래도 불안하다”는 목소리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경제 침체와 정치권 갈등, 행정통합 논란까지 굵직한 현안이 명절 밥상에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다.
TK 의원들은 18일 “이번 설 민심의 핵심은 경제와 정치에 대한 복합적 불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체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 갈등이 더해지며 지역 분위기 전반이 가라앉아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화두는 단연 생계 문제였다. 상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명절 특수가 사라졌다”, “빈 점포가 늘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고, 건설 경기 침체와 청년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경제가 너무 안 좋다는 걱정을 가장 많이 들었다. 건설 경기는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물가 상승에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구자근(경북 구미갑) 의원은 “자동차·철강 등 지역 주력 산업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한 비판 역시 적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 양상에 대해 “지겹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승수(대구 북을) 의원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고,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당내 분열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의원은 “여당 독주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리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었다”고 밝혔다. 여야 대립 구도 속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 요구와 비판이 교차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론은 기대보다 신중론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추경호 의원은 “통합이 곧바로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했고, 이인선 의원은 “타 지역 사례와 비교해 실질적 이익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행정통합 반대 여론이 큰 경북 북부에 지역구를 둔 임종득 의원은 “경북도청 이전 이후 이제 정착 단계인데 다시 대구 중심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며 “중앙 권한이 지방 배분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전혀 안 됐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공략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당 내분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고 밝혔고, 구자근 의원은 “대구·경북마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인선 의원은 “지역에 남아 책임 있게 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